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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패딩 죽쑨 아웃도어업계…노스페이스 빼고 울상

등록 2019.04.24 16: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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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너도 나도 생산량 늘려

선판매에 프로모션 경쟁…그래도 남아도는 재고

매출·영업익 동반상승 브랜드, 노스페이스 유일

작년 반면교사…올해는 제품군 다변화에 사활


【그래픽=뉴시스】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실적(2018년).

【그래픽=뉴시스】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실적(2018년).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이예슬 기자 =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지난해 롱패딩 생산에 총력을 기울인 아웃도어업계가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도의 흥행열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해 생산량을 크게 늘렸지만 오판이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아웃도어 브랜드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노스페이스를 제외한 주요 브랜드의 실적은 하락세를 걸었다.

블랙야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3.7%, 84.8% 감소했고, 아이더도 각각 3.6%, 26.8% 빠졌다. 네파는 매출이 3.9%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4.5% 증가했고, K2는 매출은 1.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이 9.3% 줄었다. 영업이익을 공시로 밝히지 않은 디스커버리는 매출이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수치는 롱패딩 수요예측이 빗나간 탓이 크다. 2017년 겨울 시즌 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롱패딩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우선 생각보다 따뜻했던 겨울 날씨가 한 몫 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박'이 이어지리란 기대로 물량을 크게 늘린 데 있었다.

겨울이 오기 전부터 선판매를 시작해 사실상 일년 내내 롱패딩을 판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시장의 수요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내놓고는 판매 부진을 우려해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할인에 돌입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그나마 노스페이스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 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3%, 111.9% 늘었는데 롱패딩에 치우치지 않고 제품군을 다양화한 덕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스페이스는 전세계적으로 푸퍼(Puffer)라 불리는 숏패딩이 큰 인기를 끄는데 착안해 눕시 재킷 등을 앞세우는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시행착오를 거친만큼 올해 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심지어 기존 아웃도어에서 활용이 드물었던 데님 소재를 쓴 제품들도 눈에 띈다. 블랙야크는 활동성에 제한이 있는 데님에 기능성 스트레치 소재를 접목해 착용감을 극대화한 '테크 데님'을 내놓기도 했다. 데님 고유의 워싱은 유지하되 부드러운 감촉으로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텐셀과 모달 등 친환경 소재를 함께 썼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된 롱패딩도 200만장이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은 양은 아니지만 2017년 시즌이 물량이 달려 못 팔던 시기였다면 2018년엔 생산량이 너무 많았다"며 "올해는 피싱라인을 강화하거나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타이츠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제품군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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