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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 캠퍼스타운 어떻게 만들어졌나

등록 2019.04.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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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IT·스탠포드, 수십년 노력 들어간 합작품

中 칭화사이언스파크…국가주도로 전폭 지원

서울·중앙정부 3부처도 캠퍼스창업기지 조성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 '창업의 거리'에서 행인들이 걸어가고 있다. 2016.11.23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 '창업의 거리'에서 행인들이 걸어가고 있다. 2016.11.23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최근 교육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3개 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한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은 대학 부지 안에 산업단지를 만드는 사업으로,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산학연 클러스터를 모델로 삼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켄달스퀘어와 스탠포드 혁신파크 등은 수십년에 걸쳐 구축된 첨단산업단지로, 대학을 거점으로 첨단산업이 집약된 만큼 지역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수입 증대, 고용 창출 등 경제효과를 거두며 성공사례로 남았다.

중국은 이미 이를 적극 벤치마킹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들어 국가인재를 키우기 위해 베이징과 선전 두 곳에 칭화대 등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산학연·창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기술개발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英·美 대학, 재정 확보 목적으로 조성 시작

2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MIT 인근 캠브릿지 켄달스퀘어는 1916년 MIT 대학 설립 후부터  IT와 바이오·의약 분야에 특화된 산학협력 허브로 발전했다. 현재 창업·기업지원시설과 첨단기업의 입주건물이 섞인 곳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노바티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글로벌 혁신기업들이 입주해있다.

150여 개의 IT 및 바이오·의약분야 첨단기업을 비롯해 관련 연구소와 벤처투자기관 등이 모였으며, 5만여 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기업입주 시설인 캠브릿지 이노베이션 센터(CIC)는 지난 1999년 세워져 현재까지 1500개 이상 창업 성과를 냈고, 일자리 4만개를 창출했다.

지난 2016년부터 공동연구시설이나 혁신제조시설을 대학 내에 설치했고, MIT 자체 재원 300억원과 엔젤투자기관의 투자금 1400억원을 투입해 혁신제조업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엔진(The Engine) 프로젝트 등을 지원했다.

지금의 실리콘밸리를 있게 한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 과학단지(Stanford Research Park)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탠포드대학은 지난 1951년부터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연구단지를 개발했다.

그 결과 테슬라자동차, 휴렛패커드, 록히드 마틴 등 150개 기업이 입주했으며, 2만3000여 명을 고용이 창출됐다. 대학 교수와 졸업생을 중심으로 창업 붐이 일어나며, 단지 주변에 실리콘 밸리가 형성됐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유은혜(가운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전자 상상가에서 열린 캠퍼스 혁신파크(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교육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4.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유은혜(가운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전자 상상가에서 열린 캠퍼스 혁신파크(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교육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4.24. [email protected]

스탠포드대는 특히 대학이 창업보육과 산학협력에 적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지역도 함께 벤처 모델을 구상해 발전시킨 점이 눈에 띈다.

영국 케임브리지 과학단지(CSP; Cambridge Science Park)는 대학이 지난 1970년부터 재정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과학단지를 만들고, 기업을 유치해 첨단기술 분야 창업을 촉진했다.

특히 대학이 보유한 우수인력과 컨설턴트를 활용해 기업을 지원하고, 대학 부지를 기업에 5년부터 100년까지 장기임대해주며 전폭 지원했다. 그 결과 생명과학기술(BT)과 IT·소프트웨어 분야 과학단지 내 105개 첨단기업이 입주했고, 6500여 명을 고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中 국가주도로 중관춘·선전 양대 클러스터 풀가동

중국의 창업 혁신의 역사를 쓰는 산학연·창업 클러스터는 베이징 중관촌과 광둥 선전 두 곳에 만들어졌다.

베이징 중관촌에는 칭화대 중심으로 세계 최대규모의 캠퍼스 과학연구단지로 불리는 칭화사언스파크와 창업거리(innoway)가 조성돼, 이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중국 교육부와 칭화대는 지난 2003년 25억위안(한화 4300억원)출자해 기술지주회사 칭화홀딩스를 설립했다. 칭화홀딩스가 조성한 칭화사이언스파크는 샤오미, 레노버, 바이두 등 IT기업들이 탄생한 곳이다. 매년 출원하는 특허 수가 200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성 선전시도 창업열기가 뜨거운 도시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2년 부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재정지원책을 제시하며 베이징대와 칭화대, 하얼빈공대 분교를 설립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선전시와 광둥성 정부가 공동투자해 난팡과학기술대를, 2014년에는 칭화-미국 버클리대 공동캠퍼스를 세웠다. 외국인 대학원생과 학부생에게 모두 장학금 지급하고, 교수진에게도 최상의 대우를 보장한다.
【서울=뉴시스】2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박대우(왼쪽부터) 광진구 부구청장, 김인철 노원구 부구청장, 배덕효 세종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창수 중앙대 총장, 최영근 광운대 부총장, 손정수 성북구 부구청장, 이기완 동작구 부구청장이 '캠퍼스타운 사업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3.26. (사진=고려대학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박대우(왼쪽부터) 광진구 부구청장, 김인철 노원구 부구청장, 배덕효 세종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창수 중앙대 총장, 최영근 광운대 부총장, 손정수 성북구 부구청장, 이기완 동작구 부구청장이 '캠퍼스타운 사업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3.26. (사진=고려대학교 제공) [email protected]

두 산학연 클러스터가 멈추지 않고 덩치를 키워내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중국의 국가적 인재개발 의지가 녹아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천인계획을 통해 중국계 해외 고급인력 1000명을 유치한데 이어, 지난 2012년에는 10년간 미래형 고급인재 1만명을 길러낸다는 내용의 '만인계획'을 표방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3개 부처 캠퍼스 혁신파크 시동

이처럼 해외에서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국내에서도 후발주자로나마 벤치마킹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캠퍼스 산학연 단지 조성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기초지자체(구청)가 함께 대학 주변에 창업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학별로 4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 2017년 고려대를 시작으로 올해 광운대와 세종대, 중앙대도 사업을 이어간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총 1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로 사업 3년차를 맞은 고려대는 인근 홍릉 바이오클러스터와 연계해 창업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에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사업을 시작하는 광운대는 로봇과 ICT, 전기전자 분야 강점을 내세워, 기술창업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세종대는 문화콘텐츠와 AR/VR 기술을 융합한 창업을 특성화한다. 중앙대는 캠퍼스 내에 입주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연계해, 기술인문 융합 스타트업을 육성·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서울시를 제외한 지역의 대학 후보지 2~3곳을 선정하고, 부지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캠퍼스 혁신파크는 여건이 우수한 대학 캠퍼스 부지나 인근지역을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해 정보기술(IT)이나 생명기술(BT) 등 첨단산업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하는 형태다. 3개 부처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실제 창업 인재와 입주 기업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시설과 복지·편의시설을 함께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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