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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남해 IGCC 사업…주민 “생색내기식 뒷북 대응”

등록 2019.04.25 1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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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IGCC 1단계 사업인 400㎿급 IGCC 발전소 조감도.

남해IGCC 1단계 사업인 400㎿급 IGCC 발전소 조감도.


【남해=뉴시스】차용현 기자 = 경남 남해군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건설 사업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남해군의회는 지난 22일 제 23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남해 IGCC발전소 발전사업 허가를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25일 남해군에 따르면 남해군의회가 IGCC 건설과 관련해 건의안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해군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남해 IGCC 발전사업은 발전사업허가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IGCC가 석탄 기반이어서 미세먼지를 가중할 것이라는 관련기관의 선입견으로 인해 발전사업허가 신청도 못 한 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IGCC 발전은 오히려 미세먼지의 대책이 될 수 있는 우수한 발전시설로서 신에너지인 합성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할 기술"이라며 "다가오는 수소경제 시대에서 에너지의 원천인 수소를 우리나라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남해 IGCC 발전사업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해 줄 것을 온 군민의 절박한 심정을 모아 건의한다"고 밝혔다.

남해군의회의 대정부 건의안에 대한 일부 남해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별다른 대책 없이 흐지부지 시간만 보내다 남해 IGCC 건설 사업이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등과 확연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색내기식의 뒷북 대응이라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남해 IGCC 건설 사업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해군은 삼성중공업 유치에 실패하자 실망한 군민들을 달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라는 카드를 급히 꺼내 들었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 유치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환경오염은 주민들 간의 찬반 갈등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주민투표까지 실시됐지만 화력발전소는 무산됐다.

묻힐 것 같았던 남해군의 대형 건설 사업에 대한 열망은 지난 2014년 포스코건설로 인해 또 다시 되살아났다.

포스코건설은 대기오염 없는 발전 사업이라며 IGCC발전소를 남해군에 제안했다. 남해군은 곧 바로 포스코건설과 MOU를 체결하고 남해 IGCC 건설 사업 추진을 언론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수 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사업비로 인한 경제성 문제와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 변화로 인해 남해 IGCC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했다.

이때부터 남해 IGCC는 각종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단골 메뉴로 전락했다. 선거철이면 남해IGCC 유치는 기정사실화됐다가도 선거가 끝나기라도 하면 곧바로 멀어졌다.

이 때문에 남해 IGCC는 실질적인 추진보다는 지역 정치와 행정이 빚은 '군민 희망만들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해읍 거주 A(58)씨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으로 선거철이면 단골 메뉴를 도맡아 온 남해 IGCC 건설사업을 언제까지 우려먹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선거철만 되면 돌림노래처럼 되풀이 되는 IGCC 노래는 이제 지겨울 지경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째 군민들에게 지지해 온 사업이라면 지역 정치권이 단순히 건의문이나 제출할 것이 아니라 정부 기조를 바꿔낼 수 있는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며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군민들에게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려 줘야 할 책무가 그들에게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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