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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초에 한번씩 감시되는 세상...'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

등록 2019.04.25 10: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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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미술관 2019 국제 기획전 25일 개막

보안과 통제 사이, 감시의 두 얼굴 조명...국내외 9팀 참여

쉬빙 '잠자리의 눈'· 터너상 후보 제인 &루이스윌슨 작품 미술관 첫 공개

【서울=뉴시스】신정균 스테가노그라피튜토리얼Steganography Tutorial, 2019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25초

【서울=뉴시스】신정균 스테가노그라피튜토리얼Steganography Tutorial, 2019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25초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9초에 한번씩 우리는 CCTV에 포착된다고 한다. 오늘날 CCTV는 단순히 지켜보는 것을 넘어인식, 분류, 추적의 기능까지 탑재하고 있고 드론,블랙박스와 같은 첨단 기술은 인간의 시각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시각성을 만들어낸다. 한편으로 우리는 감시의 대상이 되는 수많은 데이터의 흔적들을 자발적으로 남기며 감시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웹사이트에서 우리가 클릭한 것, 스마트 폰을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나 사진, 검색 기록 등을 통해서도 감시가 가능하다.

최근 하버드대 쇼샤나주보프(Shoshana Zuboff) 교수 등 여러 학자들이 지적한 것과 같이 감시로 획득한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하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삶의 일분일초가 감시되는 세상, '감시(surveillance)'의 시대, 작가들은 이 현대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서울 강남 언주로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 국제기획전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가 25일 개막했다. 국내외 작가 총 9팀의 사진,설치,영상 작품10점을 선보인다.

동시대 작가들의 예리한 시선과 통찰력을 통해 바라본 감시 사회를 풀어낸 전시는 보안과 통제 사이, 감시의 두 얼굴을 들여다 본다.

심도 있는 기획전을 통해 '신체(body)' 담론을 꾸준히 탐구해 온 코리아나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안면 인식과 같은 생체 인식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신체가 '감시의 현장이자 원천'이 되어가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정보의 원천으로서의 신체는 끊임없이 감시되고, 데이터로 추출•분류되며,사용된다. 전시 참여 작가 중 사진 작가 듀오인아담 브룸버그와 올리버차나린(Adam Broomberg& Oliver Chanarin), 쌍둥이 자매로 함께 활동하는 제인과루이스윌슨(Jane & Louise Wilson), 국내 작가로는 언메이크랩(Unmake Lab)과 이은희 등이 안면 인식 등의 기술로 인한 신체의 데이터화와 그를 통한 감시,분류 등에 주목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아담 브룸버그&올리버차나린 Image Credit: Courtesy of the artist and a/political

【서울=뉴시스】아담 브룸버그&올리버차나린 Image Credit: Courtesy of the artist and a/political


◇중국 현대 미술의 거장 쉬빙, 터너상후보에 오른 제인 &루이스윌슨

이번 전시에는 국내 미술관 처음으로 중국 현대 미술의 거장 쉬빙(Xu Bing)이CCTV 영상 푸티지만으로 제작한 영화 '잠자리의 눈(Dragonfly Eyes)'(2017)을 선보인다.

이 영화는 하루 평균 300번 가까이 CCTV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의 일상에 주목하여, 만시간 분량의 영상을 편집해 만든 81분짜리 실험영화다. 해외에서는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 등 유명 영화제와 기관에서 주목하였고, 국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2017),서울독립영화제(2017)에 초대된 바 있지만 미술관 전시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1999년 터너상 후보에 올랐던 쌍둥이 자매 제인과 루이스 윌슨이 2010년 두바이에서 일어난 실제 암살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 샤르자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영상 설치 작품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시된다.

이와 함께, ‘빅브라더’와 같은 고전적 논의를 넘어 오늘날 새롭게 마주한 감시의 조건과 환경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는 국내외 작가(에반로스,신정균,한경우, 언메이크랩)의 신작 4점도 함께 공개됐다.

심층 암호화 기법인 ‘스테가노그라피(신성균)’,크로아티아 군복의 위장 디자인과 드론의 시점(이팀(eteam)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감시와 위장, 가시성과 비가시성을 이야기한다. 

또 CCTV의 시선을 통해 포착되고 분류되는 이미지,감시의 매커니즘, 안면 인식과 같이 이미지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등에 주목하여 각자의 시각을 담아냈다. 디지털 매커니즘 안에서인터넷 캐시 데이터, 이미지 분류 시스템, 감정의 데이터화 등의 세부 주제를 통해 최신의 감시 이슈를도 다룬다.

【서울=뉴시스】쉬빙 Xu Bing 잠자리의 눈 Dragonfly Eyes, 2017*81분의 영화를 요약한 전시 영상싱글채널 비디오(프로젝션),컬러,사운드, 9분 14초

【서울=뉴시스】쉬빙 Xu Bing 잠자리의 눈 Dragonfly Eyes, 2017*81분의 영화를 요약한 전시 영상싱글채널 비디오(프로젝션),컬러,사운드, 9분 14초


전시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5월 18일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조선령 부산대 교수가 전시와 연계하여 ‘감시 사회의 새로운 주체와 대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또 참여 아티스트(신정균, 이은희)와 전시를 기획한 서지은 큐레이터가 함께 진행하는 토크 1(5월 29일)과 토크 2(6월 26일)도 열린다.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쉬빙의 '잠자리의 눈'(81분) 영화 스크리닝(6월 15일)도 준비되어 있다. 7월6일까지.관람료 1000~4000원.

◇참여 작가 국내외 작가 총 9팀
-쉬빙Xu Bing(중국),제인 &루이스윌슨Jane & Louise Wilson(영국), 아담 브룸버그&올리버차나린Adam Broomberg& Oliver Chanarin(영국)이팀Eteam(미국), 에반로스Evan Roth(미국), 신정균(한국), 이은희(한국)한경우(한국), 언메이크랩(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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