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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6자회담' 꺼낸 포석은…북중러 공동전선 구축하나

등록 2019.04.25 22: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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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보장 논의 6자회담 체계 가동돼야"

북러 정상 '북미 협상' 교착 원인·한계 공감대

북미 중심 비핵화 협상 구도 지지도 표명

"미, 건설적 태도 취하면 대화 성공적일 것"

"북미 대화 안 풀릴 경우 6자 틀로 체제 보장"

"중러, 적절한 시점에 6자회담 공동전선 구축"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일정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25.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일정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25.

【서울=뉴시스】김지훈 김성진 기자 = 북핵 6자회담 카드가 북러 정상회담에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5시간을 함께 보낸 뒤 북미 간 '건설적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자안보 협력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 중심으로 진행된 협상 구도의 한계를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당사국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에서 김 위원장과 단독·확대회담, 그리고 만찬까지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체제 보장에대해 논의를 할 때는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난 2005년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했으나 그 이후에 미국 측에서 합의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9·19 공동성명) 합의사항들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6자회담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 측이 비핵화 협상에서 과오를 범한 전례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남·북·미 3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을 거듭하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만나 4·27 판문점선언의 연장선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그리고 같은해 9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적 폐기'를 약속하고,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용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 카드는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북한은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비핵화를 강요하려 들면 올해까지는 '인내'를 갖고 '용단'을 기다려 보겠지만, 그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찾아 가겠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특히 상호 이해 부족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메우기 위한 차원에서 다자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나 미국이 (북한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조치들을 충분히 내놓을 수 있다면 6자회담이 가동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보장 메커니즘은 충분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그래서 북한에 있어서는 다자안보 협력제체가 필요할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확대 정상 회담 후 열린 연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2019.04.25.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확대 정상 회담 후 열린 연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2019.04.25.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당장 북미 중심의 협상 구도를 깨고 다자협의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나가기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푸틴 대통령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미국 행정부에서 건설적 대화를 희망하고, 그런 태도를 취하게 된다면 당연히 성공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거라 생각하고, 이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푸틴은 북미 협상 구도가 잘 운용돼 성과가 있기를 바라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지지한다는 쪽"이라며 "지금의 북미 협상 구도가 흔들리거나, 또는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 보장이 적절하게 안 이루어진다면 6자회담 틀을 통해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은 북미가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이후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향후 적절한 시점에 다자협의체 틀을 복원해 동북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는 게 효율적일 거라는 정도의 공감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 간 6자회담 관련 교감은 있었을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될 때 6자회담 재개 공동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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