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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강원산불' 소방헬기 타보니…강풍에 곡예비행 등 위험 산재

등록 2019.04.2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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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하루 14번꼴로 출동…야간에도 출동해야

작년 현장 출동건수 5109건…전체 53.2% '구조·구급'

산불진화·화재진압 위해 당국 대형헬기 도입 예정

【대구=뉴시스】 변해정 기자= 소방헬기(모델명 SUPERPUMA EU225)가 2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출발 대기하고 있다. 2019.04.26. hjpyun@newsis.com

【대구=뉴시스】 변해정 기자= 소방헬기(모델명 SUPERPUMA EU225)가 25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출발 대기하고 있다. 2019.04.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어? 왜 이렇게 흔들리지?"

지난 25일 오후 4시. 소방 대형헬기(모델명 SUPERPUMA EU225)를 탄 기자가 이륙 직후 1100피트(약 330m) 상공서 몸을 가누지 못했다.

시속 270㎞로 비행하던 헬기가 갑작스럽게 흔들린 탓인데, 실제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였다. 헬기 조종간을 잡았던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 조종사인 김성규씨가 지난 4일 밤 강원 강릉 옥계면 산불 당시의 강풍 상황을 재연해 곡예 비행을 해보인 것이다.

초속 15m 이상의 태풍급 바람이 몰아쳐 기체를 가누기도 힘겨웠던 상황의 10분의 1도 안되는 흔들림이었는데 극한의 고통을 맛봤다. 김씨는 출동 때마다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셈이다.

소방헬기는 조종사 2명, 119구조·구급대원  2명, 정비사 1명이 한 조를 이뤄 임무를 수행한다.

기자가 탄 소방헬기는 최대 27명이 탑승 가능하다.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에 갖춘 산소호흡기 등 응급의료기구도 모두 갖췄다. 의료진 대신 119대원이 타 위험에 빠진 인명을 구하거나 화재를 진압한다.

소방헬기는 하루에 14번 꼴로 뜬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헬기가 현장에 출동한 건수는 5109건에 달한다. 전체의 53.2%인 2717건이 '구조·구급'을 위해 나갔다. 산불 진화와 화재 진압에도 각각 374건(7.3%), 157건(3.1%) 동원됐다. 비행 여건이 취약한 야간시간대 인명구조 활동에 나선 경우도 286건이나 된다.

지난해 소방헬기를 띄워 구조·구급한 사람은 2223명이다. '환자 이송'이 1455명으로 가장 많다.

소방당국이 보유한 헬기 수는 총 30대(중앙119구조본부 4대, 16개 시·도 소방본부 소속 26대)다. 증가 추세에 있는 소방헬기 활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예산이 들다보니 도입·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자가 탄 헬기도 470억원짜리다.

하지만 소방청은 반복되는 산불로 고통받는 강원도에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대형헬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노후 헬기도 2023년까지 8대 교체한다.

소방헬기 전문인력도 소방청이 주관해 35명 더 뽑는다. 2017년 이전까지는 각 시·도별로 소방헬기 인력을 뽑은 탓에 자격 요건·채용 방식·임용 계급이 제각각이고 기존 인력이 타 시도로 옮겨가는 인력누수가 심각했었다. 

소방청이 뽑고부터는 인력누수 예방과 함께 채용 비용을 90%(3900만→400만원) 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간 통합채용한 소방헬기 조종사는 46명, 정비사는 8명이다.

김홍필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장은 "국민 안전을 위해서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소방 대형헬기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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