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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침내 수사종결권 갖나…패스트트랙 향배 주목

등록 2019.04.30 11: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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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안 신속처리 안건 지정

경찰에게 1차적 수사권·수사종결권

경찰, 혐의 유무 결론…불송치 가능

보완수사·수사경합 등 논란 가능성

경찰, 마침내 수사종결권 갖나…패스트트랙 향배 주목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검·경 수사권조정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지정된 가운데, 해당 조정안 속에 경찰 수사종결권 부여 방안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이 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그간 검찰 지휘를 받던 경찰은 독자 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 새 환경을 갖게 되는 등 향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경찰도 혐의 유무 1차 결론…수사개시·진행·종결까지

30일 정치권과 법조계·경찰에 따르면 수사권조정을 다룬 여야 4당의 개정안은 경찰에 1차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은 기소권과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 수사권과 경찰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등 사법통제권을 갖도록 했다.

현행 구조상 경찰은 수사는 하되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혐의 유무에 대한 의견을 담아 이를 검찰에 보낼 수 있을 뿐이다. 검찰은 경찰 의견을 참고하거나 별도 조사를 통해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그런데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찰은 다수의 민생사건 등에 대한 수사를 하고 혐의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즉, 자체적으로 수사 결론까지 낼 수 있는 권한까지 쥐게 되는 셈이다.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찰에 넘기고, 검찰은 60일 한도 내에서 법적 검토를 마치게 된다. 혐의가 있다고 보면 종전처럼 사건을 송치한다.

경찰은 2011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개시권과 진행권을 확보했고, 이번에는 수사종결권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개정안에서 검찰의 경우에는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이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 경찰 직무 관련 범죄 등으로 제한된다. 또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보유하면서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나 시정조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 마침내 수사종결권 갖나…패스트트랙 향배 주목

◇검·경 갈등 종결될까…보완수사·송치문제 등 불씨 가능성

하지만 이번 개정안 안에서도 향후 검·경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지점은 여전히 남았다는 견해가 상당하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하는 경우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따라야 하는데, '어떤 경우가 정당한지'를 두고 충돌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경찰이 독주할 경우 시정조치나 징계 요구가 실질적인 통제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관한 실효성을 문제 삼는 시선도 있다. 반면 검찰이 경찰에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한지가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나온 경우 검찰은 위법·부당 여부를 따져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는데, 증거 등에 대한 반환 기한을 60일로 제한한 것은 현실성이 없어 사실상 법적 검토 절차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검·경이 동일한 범죄사실을 수사할 경우 원칙적으로는 검찰에 우선권이, 경찰이 먼저 영장을 신청한 사건의 경우 경찰이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서는 영장 남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수사 주도권을 둘러싼 무리한 영장 신청·청구 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검·경의 해묵은 갈등 대목이었던 영장 신청과 관련해서는 고등검찰청에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원회를 둬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기각됐을 경우에 불복 절차가 생겼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실효성 논란이 있다.

한편 개정안에는 정부안과는 달리 향후 검찰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을 가진 내용이 포함됐다. 검찰 피신조서라도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이 내용을 인정한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검찰 단계에서 진술했던 내용을 이후 재판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활용될 여지가 축소될 수 있음을 뜻한다. 범인의 자백과 증거로 구성되는 수사 절차에서 '증거' 부분을 보다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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