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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봄소리 "생각과 삶이 음악,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등록 2019.05.01 11: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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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트홀 연세 첫 '아름다운 목요일' 주역

김봄소리 ⓒ허재영

김봄소리 ⓒ허재영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 이름을 건 음반이 나오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어요. 제 오리지낼리티에 대해서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만으로 충분하다. '콩쿠르 사냥꾼' '콩쿠르 여신'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 등의 수식은 이제 괜한 치장이다.

김봄소리(30)는 몇 년 새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성장한 연주자다. 2017년 세계적인 메이저 클래식레이블인 워너클래식을 통해 발매한 데뷔 앨범, 올해 초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4)와 유니버설뮤직 그룹의 산하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내놓은 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이 증명이다.

세계적인 음악회와 페스티벌에도 잇딴 초청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뉴욕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 바이올린 협연자로 올랐고 2018~19 시즌의 포즈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음악가로 활약 중이다.

6월에는 요미우리 닛폰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일본 도쿄의 세계적인 공연장 산토리홀에 데뷔한다. 루체른 페스티벌, 라인가우 페스티벌, 그슈타드 메뉴힌 페스티벌에도 출연한다.

북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링컨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데뷔, 로스앤젤레스 마에스트로 재단 초청 리사이틀 데뷔, 라 호야 뮤직 소사이어티의 라이징 스타 시리즈 리사이틀이 예정됐다.

특히 재작년 함께 공연한 요미우리 닛폰 오케스트라의 재초청을 받는 등 김봄소리와 함께 연주한 오케스트라 공연장이 다시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검증이 완료된 연주자라는 방증이다.

김봄소리는 "세계에서 데뷔 무대가 늘어가니까 초심자의 입장이 됩니다"라면서 "데뷔를 하고나서부터가 진짜 시작이잖아요. 다시 초청을 받는 것이 중요하니까요"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블레하츠와 함께 세계를 도는 듀오 콘서트도 김봄소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블레하츠는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다. 두 사람은 듀오 앨범을 낸 뒤 유럽, 아시아를 순회했다. 폴라드 4개 도시,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공연이 예정됐다. 내년에 베토벤 소나타도 함께 연주한다.

김봄소리는 블레하츠로부터 음악적 아이디어를 배웠고 실내악 작업을 거의 해보지 않은 블레하츠는 김봄소리와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경험했다.

김봄소리는 "계속 피드백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익숙해졌어요. 블레하츠의 경험이 영감을 많이 주죠. 서로 교환할 것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서로 흥분하죠. 이렇게 재미있게 연주해본 경험은 오랜만인 것 같아요"라며 흡족해했다.

김봄소리, 라파우 블레하츠

김봄소리, 라파우 블레하츠

김봄소리는 2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첫 '아름다운 목요일' 무대에 오른다.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등을 차지한 일리야 라시코프스키(35)와 듀오 연주한다.

금호아트홀이 지난달 광화문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 여는 신촌 시대의 첫 공연이다. 공연 제목 '다카포'는 연주에서 '처음부터'라는 뜻이다.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시 신화,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2번 B-플랫 장조,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2번 D장조,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녹턴과 타란텔라, Op.28을 들려준다.

김봄소리는 금호아트홀을 운영하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인연이 깊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금호악기은행 수혜자다. 1774년 제작된 J B 과다니니, 투린을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다.

 2004년 금호영재 프로그램으로 데뷔했다. 이번에 연주하는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2번도 금호영재 데뷔 무대에서 연주한 곡이다.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2번은 이번에 처음 연주하는 곡이에요. '굿바이 광화문, 헬로 신촌'에서 헬로 신촌을 담당하게 돼 영광입니다.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신선한 작품을 연주하게 돼 기대가 커요. '아름다운 목요일' 공연에도 참여했고 재단으로부터 운좋게 악기도 후원을 받았죠. 금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제게는 정말 부모님 같은 존재에요. 결혼은 안 했지만 올 때마다 친정 같아요. 하하."

세계 각지를 돌며 언어가 다르더라도 음악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는 김봄소리는 "콩쿠르 1등을 해서 얻은 청중보다 음악을 통해 얻은 청중과 더 긴밀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

자신의 음악을 듣고 싶은 청중을 위해 오리지낼리티, 즉 본인 연주의 본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이유다. 그래서 스스로 인간적인 면모도 잘 돌보고 있다. "제 생각, 제 삶 자체가 음악에 녹아드니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다.

 "음악에 위로와 희망이 어떻게 녹아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로 수렴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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