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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최용수 감독 "지루한 슈퍼매치? 이번엔 다르다"

등록 2019.05.01 12: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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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왼쪽) 감독과 최용수 감독

이임생(왼쪽) 감독과 최용수 감독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이번만큼은 재미있는 슈퍼매치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키를 쥐고 있는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과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화끈한 격돌을 약속했다.

이 감독과 최 감독은 1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기자회견에 참석, 나흘 앞으로 다가온 맞대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2019시즌 첫 슈퍼매치는 5일 수원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이벤트로 통한다. 순위표의 위치를 떠나 오랜 역사를 지닌 두 팀의 라이벌전은 늘 팬들의 큰 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재미가 반감된 것이 사실이다. 라이벌전 패배를 면하려는 소극적인 경기운영이 혈투를 원하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수차례 슈퍼매치를 경험한 최 감독은 "슈퍼매치의 현장 책임을 맡는 위치에서 갖는 부담과 압박은 상상을 초월한다. 잘못된 결과에 대한 분위기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지도자로서 마주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번 경기만큼은 팬들을 위한 축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가 너무 결과에 치우쳤다. 내용을 떠나 결과에 신경쓰다보니 예전에 비해 재미가 반감됐다"면서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있다. 팬들이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운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러서지 않는 것을 뜻하는 일명 '노빠꾸' 축구를 천명한 이 감독도 최 감독의 생각에 동의했다. 사령탑으로서 첫 슈퍼매치인 만큼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 감독은 "양 팀이 결과에 굉장히 신경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팬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 감독은 전북전에서 한 명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우리 역시 그런 마인드로 경기를 하면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나도 코치로 6년 간 (슈퍼매치를) 경험했다.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팬들이 기대하는 즐거운 축구를 위해 선수들과 준비하겠다"고 보탰다.

 라이벌전답게 역대 전적은 32승22무32패(K리그 기준)로 팽팽하다. 다만 2015년 이후로는 7승6무로 서울이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강등 위기로까지 몰렸던 지난 시즌에도 서울은 수원에 2승1무로 앞섰다. 최 감독은 "징크스를 무시할 순 없다. 수원전에는 안 지고 있다. 그런 것들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이 슈퍼매치에서 웃은 것은 5-1 대승을 거둔 2015년 4월18일이 마지막이다.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무승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3위로 순항 중인 서울과 달리 10위까지 밀려난 초라한 성적 또한 승리가 더욱 절실한 이유 중 하나다. 이 감독은 "여러가지를 생각할 여건이 아니다. 믿음과 자신감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과 최 감독은 축구계의 소문난 절친이다. 호적상으로는 이 감독이 두 살 많지만 실제로는 1971년생 동갑내기다. 고려대(이임생)와 연세대(최용수), 수원과 서울 등 오랜 기간 라이벌로 마주하고 있지만 그라운드 바깥에서는 거리낌 없이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다.

최 감독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던 사이다. 학교 다닐 때도 '성공해서 국가대표가 되자'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세월이 지나 또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필연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바른 생활 사나이였다. 원칙과 철학을 고수했다"며 칭찬을 이어간 최 감독은 "별명이 특이했다. 망치"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황한 이 감독은 급하게 마이크를 잡고 해명에 나섰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크라머 감독님이 '헤딩을 잘한다'며 '해머, 해머'라고 불렀다. 그것이 선수들을 통해 망치가 된 것이다. 내가 최 감독을 들이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사령탑들의 유쾌한 설전으로 막을 올린 슈퍼매치에는 올 시즌 최다 관중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홈팀 수원은 보다 많은 팬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경기장 2층을 가리고 있던 통천을 당일 경기에 한해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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