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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일우 "병원과 촬영장만 오갔다, 죽기살기로 했다"

등록 2019.05.02 14: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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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해치’에서 연잉군 이금 열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탤런트 정일우(32)가 보여줬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가 누구인지를.

최근 막을 내린 SBS TV 월화극 ‘해치’를 통해서다. 천민 출신의 왕자 연잉군 ‘이금’을 연기하며 “‘내가 맡은 역이지만 정말 멋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이금은 조선의 제21대 왕 영조(1694~1776)를 재창조한 캐릭터다. 시청자들은 ‘현실에서도 이금처럼 백성을 위하는 진정한 왕이 필요하다’며 공감했다.

“왕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백성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앞서 나가기보다 다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이금은 백성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중신들을 이끌고 거리로 나가지 않았느냐. 왕으로서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연기하면서 통쾌함을 느꼈고, 내가 봐도 정말 멋있었다. 그 동안 영조를 다룬 작품이 많았지만 차별점을 두지는 않았다. 최대한 얼굴을 쓰지 않고 마음에서 연기하면 진정성이 묻어나오니까. 기술적인 부분을 신경 쓰기보다 진심으로 연기했다.”

정일우의 안방극장 복귀는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 이후 3년여 만이다. 사회 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하며 복귀 작 관련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모험을 하기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를 택했다. ‘해치’는 ‘돌아온 일지매’(2009), ‘해를 품은 달’(2012), ‘아경꾼일지’(2014)에 이어 네 번째 사극이다.

이용석 PD와 김이영 작가는 정일우에게 ‘사극이지만 현대극처럼 해달라’고 주문했다. 방송 초반 ‘사극도 현대극도 아닌 어색한 톤이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지적도 없지 않았다.

“초반에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는데, 이후 캐릭터를 조금 무게감 있게 바꿔 나갔다”며 “이금이 여러 가지 고난을 극복하고 왕위에 오르지 않았느냐. 마찬가지로 나도 연기적으로 성장한 부분이 많다. 이금 캐릭터에 더 몰입하면서 (연기력 구설을) 극복해 나갔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종영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종영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email protected]

‘해치’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정신·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헤르페스 바이러스에도 걸렸다. 대사량이 엄청나 극본이 나올 때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더욱이 10년 간 키운 개가 세상을 떠나 촬영 후반부에는 거의 부은 눈으로 연기했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소리 지르는 신이 많아서 성대 결절이 와 나중에는 목소리가 거의 안 나왔다. 병원과 촬영장만 왔다갔다 했다. 촬영 끝나면 병원 가서 링거 맞고 바로 현장에 복귀하는 식이었다. 이금이 위기를 극복해 나갔듯이 ‘나도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마음 먹고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대체복무 전보다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6개월간 정말 치열하게 살았는데, 지나고 보니 ‘이런 역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주인공인 사헌부의 다모 ‘여지’ 역의 고아라(29)가 촬영 중 부상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첫 방송 전 3주 정도의 촬영 분량을 확보했지만, “아라가 다치면서 2주를 다 날렸다. 극본도 굉장히 많이 수정됐다. 그래도 아라가 의지를 가지고 빨리 복귀해줘서 고마웠다. 앞으로 아라가 ‘배우로서 활동하는데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경영(59), 정문성(39) 등과 연기하며 배운 점이 많다. “이경영 선배와 연기한 장면은 모든 신이 좋았다”고 할 정도다. 밀풍군 ‘이탄’ 역을 맡은 정문성을 보면서도 “‘이 형은 정말 미쳤나?’ 할만큼 악역을 리얼하게 소화했다”며 감탄했다. “상대역이 리액션하는 걸 보면 얼마나 진심으로 연기하는지 알 수 있다. 이경영, 정문성 선배와 호흡할 때는 에너지 100%가 나와서 내 연기가 더 돋보이게 됐다. 정말 오랫동안 보고 싶은 선배”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email protected]

정일우는 2006년 데뷔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다. MBC TV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지만 재현하고 싶은 욕심은 전혀 없다. 물론 ‘하이킥’은 인생작이라며 ‘이 시간이 그대로 멈춰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도 있다. 하지만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13년이 넘게 활동하면서 사건사고 한 번 일으키지 않은 비결이 아닐까. “하하. 사건사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없으니까. 왜 그런 것들(음주운전, 마약, 폭행 등)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하지 말아야 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이킥’ 때 이순재 선생님이 귀가 닳도록 해준 말이 있다. ‘너는 정말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에 안주하지 말고 작품으로 갚아 나가야 된다’고 조언해줬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올바른 자아가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기본을 잘 지키면서 연기하고 싶다.”

최근 정일우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3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크리빗’을 창간,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잡지 에디터에 도전한 이유는 “관심 있는 분야를 팬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크리빗’ 편집장으로서 ‘해치’를 다룰 때 어떤 기사를 쓰고, 어떻게 제목을 뽑을지 궁금했다.

“우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다. ‘너 왜 그렇게 연기했니?’라고 묻고 싶다 하하. 당연히 ‘크리빗’에서 ‘해치’를 다룰 건데, 나에게 스스로 던지는 질문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혼자 자책도 하고 칭찬도 하면서 글을 쓰지 않을까 싶다. 잡지 나오면 보내 주겠다. 어떻게 썼는지 봐 달라. (웃음)”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SBS 월화드라마 '해치'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 스파지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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