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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K 안상현 "계속 나가니 부담도, 욕심도 생긴다"

등록 2019.05.08 09: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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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안상현

SK 와이번스 안상현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뜻하지 않게 생긴 기회를 확실하게 잡으며 코치진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SK 와이번스 내야수 안상현(22) 이야기다.

안상현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달 25일이다. 안상현의 1군 엔트리 등록은 SK에 닥친 갑작스런 악재로 인해 이뤄졌다.

SK는 올 시즌 내야의 주축으로 성장시키려 했던 강승호를 잃었다. 강승호는 4월22일 새벽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뒤 구단에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90경기 출장정지 징계와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을 부과하기로 했지만 SK 구단의 결정은 더욱 단호했다. SK는 지난달 25일 강승호에 구단 차원 최고 징계인 임의탈퇴 처분을 내렸다.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4월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강승호를 열흘이 지난 뒤인 지난달 25일 1군에 올리려던 염경엽 SK 감독은 강승호에 임의탈퇴 처분이 내려진 뒤 대체 선수로 안상현을 택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6순위로 SK 지명을 받은 안상현은 지난해 1경기에 뛴 것이 1군 무대 경험의 전부다. 지난해 8월15일 잠실 두산 베어스 전에서 대타로 출전해 데뷔 첫 안타와 득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안상현을 1군에 불러올린 직후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4월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안상현은 4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후 11경기에서 안상현은 타율 0.306(36타수 11안타) 2타점 4도루 5득점을 기록하며 강승호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한 차례 실책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수비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상현은 "1군에서 뛰고 있는 것이 물론 좋다. 그런데 계속 기회를 얻으니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기고, 부담도 있는 것 같다"며 "처음에 와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계속 나가다보니 욕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1군 체질'인지 "1군이 심적으로 더 편한 것 같다. 팀이 많이 이겨서 분위기가 좋아 편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당초 염 감독은 안상현을 1군에 등록할 당시 수비 쪽을 더 기대했다. 염 감독은 "수비는 중상 정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상현은 타격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올해 퓨처스리그 20경기에서 기록한 타율(0.237)보다 더 좋은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7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도 3회말 SK 대량 득점의 발판을 놨다. 1-1로 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친 안상현은 김강민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이후 SK는 고종욱의 적시 2루타와 최정의 투런 홈런 등으로 대거 4점을 더 올렸다.

[인터뷰]SK 안상현 "계속 나가니 부담도, 욕심도 생긴다"

안상현은 "스스로도 타격이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2군에서 그다지 잘 치지 못해 나도 당황스럽다"며 "비슷한 것 같은데 타격이 잘 되니 뭐가 바뀌었나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1군에 올라올 때 수비만 열심히 하고, 수비에서 많이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타격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덧붙였다.

수비에서도 강심장은 돋보인다. 실책을 해도 크게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안상현은 "실책은 이미 한 것이다. 다음 번에 더 잘 잡자는 생각을 해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주력에도 자신이 있다. 안상현은 "100m 기록을 재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출루하면 도루는 자신있다"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1군에 있는 것 자체로 안상현에게는 공부다. 선배들이 해주는 가벼운 조언조차 그에게는 성장의 자양분이다. "배우는 것이 많다. 잘 치거나 수비를 잘하는 것은 보는 것 자체로 공부가 된다"며 "선배들도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해준다. 홈 경기에서 번트 실패를 했을 때 (고)종욱이 형이 '괜찮다, 이미 지나간 것이다'고 말해주더라. 다음에 생각하고 잘 하면 된다고 말해줬는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이다. 실패해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그 말을 듣고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출전 기회에 욕심이 생긴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 1군에 남아있는 것"이 목표다. 안상현은 "목표를 세울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럼 언제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 안상현은 "여름이 지날 때까지 1군에 남아서 잘하고 있다면 생기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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