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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형식 "군대 가서도 나름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등록 2019.05.08 13: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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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심원들' 남기고 6월10일 입대

[인터뷰]박형식 "군대 가서도 나름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눈치보지 않는 점이 좋다. 궁금한 건 못 참는데, 눈치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비슷하다. 모르는 게 창피하지 않다. 극 중에서 나는 몰라서 묻는데, 그들은 나를 바보 취급하지만 나는 그래서 좋다. 모르는 걸 알아간다는 건 앞으로가 더 많은 가능성이 있고, 더 나아진다는 거니 그래서 좋다."

3일 박형식(28)은 영화 '배심원들'에서 맡은 '남우'역과 자신의 공통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남우가 우유부단해 보인다고 하는데, 우유부단하기보다 일에 대한 심각성을 아는 아이 같다. 자기 선택에 책임을 가지는 아이같다. 아직 전문적 지식이 없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다. 근데 법적으로 누군가를 심판하라니, 나는 어떻게 심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물으니 결정을 못하는 것"이라고 캐릭터 설명을 이어갔다. 

 "내가 8번 배심원으로 정말 갔다면 내가 과연 남우처럼 잘 모르겠는데 '잘 모르겠다. 왜 나한테 이걸 빨리 결정하라고 하느냐. 싫다' 이럴 수 있을까. 나 같으면 못했을 것 같다. 그게 맞나보다 하고 다수결에 따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사건을 바라봤을 때 의심스런 부분이 보이고, 그것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거잖아'라고 말하면 그게 맞나보다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남우는 모르겠다고 버팅기고 어떻게든 알아보려고 한다. 용기가 없지 않고서야 할 수 없지 않을까"라며 남우 역이 지니는 의미를 설명했다.
[인터뷰]박형식 "군대 가서도 나름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박형식은 끈질긴 질문과 문제 제기로 재판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8번 배심원 권남우를 연기했다. 배심원 제도가 있는지조차 '오늘' 처음 알게 된 그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판사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다. 증인, 증거, 정황까지 모든 것이 유죄라고 말하는 재판에 석연찮음을 느끼고 유무죄를 쉽게 결정내리지 못한다.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이어가며 진실을 찾으려고 한다.

'배심원들'은 박형식의 첫 상업영화다. "책(시나리오)을 읽었을 때 정말 좋았다. 내가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인가는 제쳐 두고, 그냥 남우 역할이 귀여웠다. 캐릭터가 주는 메시지도있더라. 그래서 '이런 것들을 잘 표현하면 좋겠다. 가슴 따뜻하겠다. 이런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됐으면 좋겠다'하고 책을 읽는데, 어느순간 내가 대사도 혼자 쳐보고 연기를 하고 있더라"며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작품에 빠져들었다고 답했다.

드라마와 다른 영화 촬영 현장 이야기도 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당황했던 것은 첫 촬영 때다. "예고편에 나오는 '저는 배심원 제도가 우리나라에 있는 지 처음 알았는데요?'라는 장면을 27번 찍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문소리 선배한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문소리(45)는 "나는 데뷔작이 이창동 감독님 영화였다. 30~40번 촬영은 너무 당연해서 영화는 다 이렇게 찍는 줄 알았다. 이 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거니까 네가 너무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100번을 가도 되니 편하게 하라"고 박형식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줬다고 한다.
[인터뷰]박형식 "군대 가서도 나름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박형식은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을 통해 연기력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보면 드라마가 더 두렵다. 하루하루 촬영량이 많다보니 모니터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 모니터를 한다고 시간을 잡아 먹는 게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감독님이 괜찮다고 하면 넘어가고, 방송 때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영화같은 경우는 컷 했을 때, '감독님 한 번만 보고 해도 될까요?'할 수 있는 환경이라 내 연기를 모니터하고 감독님과 상의해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는 게 장점같다"고 구분했다.

박형식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임에도 연기력 논란을 겪지 않았다. "아이돌 때 유명하지가 않아서, 초반에 드라마에서 발연기를 많이 했는데 당시에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공부할 시간이 많았다. 다행히 사람이 관심이 없었고 '얘가 곧잘하네' 할 때 즈음 사람들이 관심을 주기 시작했다. '바보엄마' 같은 드라마가 그런 거다. '나인'이 데뷔가 아니다. 그 전에 많이 혼나면서 얼굴이 벌개지기도 하고 그랬다. 찾아보지 말라. 흑역사 떠다닐까 두렵다"고 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로는 '스물'에서 도경수의 역, '돈'의 류준열 역을 꼽았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또래들과 재미있게 촬영해 보고도 싶고, 누아르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돈'에서 류준열이 했던 역할이라든가, 캐릭터들이 너무 매력이 있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양한 장르의 연기에 욕심을 드러냈다.
[인터뷰]박형식 "군대 가서도 나름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 '화랑'을 촬영하면서 인연을 맺은 박서준(31), '방탄소년단' 뷔(24)와의 친분도 언급했다. "내가 보통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뭘 하려하지 않는다. 딱히 막 친해지는 걸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고 혼자만 있는 성격도 아니다. 결국에는 작품을 하다보면 마음맞는 사람이 있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락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되다보면 더 친해지는거다. 어쩌다보니 계속 보게 되고 계속 찾게 됐다. '뭐하냐', '밥 먹자', '영화 보자' 이런 게 너무 잘 되는 사람이 있더라. (그게 그들이다)"

한편 박형식은 다음달 10일 수도방위사령부에 입대할 예정이다. "거기서도 나름 힐링을 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에서는 직업과 입장이 있는데, 군대에서는 이병 박형식이지 뭐가 있겠느냐. 거기서는 '내 자체로 있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강제로 인간 박형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당하고 솔직담백한 특유의 입담으로 팬들에게 청했다. "(나는 팬에게) 관대하다. 갈 사람은 가라. 군대 가서 갈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갔다. 군대 간다고 잡는 것도 웃기다. 다치지 말고 행복하게 자기 삶 잘 살아나갔으면 좋겠다. 나왔을 때 영화 개봉하면 많이 봐주고 홍보해 줬으면 좋겠다. 군대 전역하고도 반겨준다면 행복할거다."

박형식은 입대 전까지 별다른 활동없이 지인들을 만나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배심원들'은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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