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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복의순 에듀사업본부장 "교원은 영업조직...정도영업 초석 다지겠다"

등록 2019.05.1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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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삼성맨 뒤로하고 장평순 회장 만나 교원에 둥지

삼성과 차이는 "속전속결 의사결정 체계"

"교원의 영업조직에 30년 세월 느껴...'바른영업' 문화 심어 견고히"

부실영업 막는 시스템 고도화, 영업 수수료율 개편 등 소신 담아 제도 개편

【서울=뉴시스】복의순 교원그룹 에듀사업본부장이 10일 서울 을지로 내외빌딩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10 (사진=교원그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복의순 교원그룹 에듀사업본부장이 10일 서울 을지로 내외빌딩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10 (사진=교원그룹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교원은 정확히 말하면 영업하는 기업이고, 그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조직'이다. 제가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4월 교원에 둥지를 튼 복의순 에듀사업본부장(사장)을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내외빌딩 사옥에서 만났다. '교원은 직원들의 로열티(충성도)가 굉장한 기업'이라고 말하는 그는 1986년부터 30여년간 '영업맨'으로 활동했던 삼성을 뒤로하고 이제 이곳에서 새로운 조직과 미래를 그리고 있다.

교원그룹은 장평순 회장이 1985년 창립한 회사다. 설립 3년 만에 매출 100억원 고지를 넘긴 교원은 현재 교육뿐 아니라 생활문화, 호텔레저 등 3개 사업군 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규모만 1조3500억원에 달하는 어엿한 중견기업이다.

교육은 그룹의 모태이자 전체 매출 중 1조원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분야다. 교육 부분에서 4000억원의 매출을 차지하는 에듀사업본부는 학습지와 전집 등을 주력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고민이 왜 없었겠느냐"며 말문을 연 복 사장은 "주로 대기업을 상대했던 법인영업에 익숙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무를 달고부터 여성과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조직을 다루게 됐는데, 그 3년 반 경험이 인연이 돼 교원으로 온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삼성에서 32년을 근무했는데 출장 외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본 적이 없어 한 두달은 쉬고 싶었다"면서도 "한달 여행 계획을 다 짜놨는데 (장평순 교원그룹)회장님이 직접 오라고 제안하시는데 수가 있나. (여행을)안가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러지말고 다녀오라' 만류하셔서 짧은 여행 후 바로 에듀본부로 왔다"고 말했다.

삼성 출신이라면 맞딱뜨릴 법한 '무엇이 다른가'란 질문을 놓고는 "교원은 의사결정이 빠른 그룹"이라고 표현했다. 복 사장은 "회장님과 다이렉트로 만나 결정하는 일도 있다. 삼성은 결정까지 수많은 관계부서와 협의가 있지만 여기서는 빠르면 하루 이틀만에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 장점을 백분 활용해 지난 1년을 보냈다. 복 사장은 에듀사업본부 수장으로서 2개 지점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립했다. 이는 교원의 영업직 '에듀플래너'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정교하게 또 유효하게 만드는 것, 기업가치로서 근간이 되는 정도영업을 조직에 심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6000명의 영업인력을 가동한다는 것은 교원이 30년간 걸어온 과정을 보여주지만 큰 줄기 외 이를 실행하는 툴(방법) 중 부족분을 제가 채우고 있는 것"이라며 "그간 (영업분야의)자정 운동도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문화 자체를 손보고 있다. 이는 기업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추구하는 소신은 지난 1년간 일련의 변화로 증명된다. 교원은 다음달 에듀플래너 등 영업직에 대한 수수료제도 개편을 단행한다. 연 단위 약정상품에 대해 선지급됐던 수수료를 기간에 맞춰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단기 실적에 매몰돼 해지가 빈번한 상황과, 영업직으로부터 가지급금 명복으로 수수료를 회수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영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탈을 사전 방지할 수 있도록, 영업 시스템의 고도화도 정착시켰다. 회사에 내재된 IT시스템은 충분한 필터링을 거쳐 유효한 계약을 분별한다.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수 있는 원천적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시스템의 정교화는 허수로 실적에 기여했던 부분들을 없앤다. 다시 말해 현재 집계되는 3만여건의 월 계약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 현 매출 4000억원은 그의 목표가 아니다. 그는 포화 시장에서 교원에듀를 1조원 기업으로 키우려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복 사장은 "감수할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 부실영업을 해왔던 과거를 정리하고, 만약 이에 대한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우리가 잘못했던 결과치다. 지금도 완벽히 정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2~3년 동안은 더 노력해야될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수년째 답보 상태에 놓인 국내 교육시장, 역대 최저치를 찍은 출산률, 학령인구의 감소라는 악재 속 돌파구는 '정도영업'에 있다고 믿고 있다. 다시 그가 '조직'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향후 교육 시장은 군소업체들의 난립이 아닌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는 "이(교육) 시장은 분명히 포화 상태지만 반드시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삼성처럼 뼈대를 유지하되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 1번이 바른영업과 정도영업"이라며 "지금처럼 500여개 (교육)업체가 난립하지 않을 거다. 결국 매출 양극화다. 키포인트(Key point·핵심)은 상품의 포트폴리오와 얼마나 튼튼한 영업조직을 갖췄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 사장이 '에듀플래너'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는 영업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그들이 교원에듀의 미래를 이끌 병력이라고 강조한다.

플래너들이 출퇴근하는 센터의 교통이 좋은지, 내부 환경은 깨끗한지, 빌딩 내 유흥업소 유무까지 살핀다. 그는 "35세 전후의 에듀플래너들의 목적은 '내 자녀 교육을 잘 시켜보자'는 것이 1번이다. 이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뭔가를 할 '때'가 된 그 분들에게 우리가 좋은 직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 그렇게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고민은 교육기업의 본질인 콘텐츠 고도화라는 지점에도 있다. 교원에듀가 야심차게 내놓은 인공지능 교육프로그램 AI수학처럼 시장은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의 합성어)로 향하고 있다. 문제는 고객이 그 속도를 쫓을 수 있느냐다. 모 지역 에듀플래너가 AI수학을 출시를 알리자 "그러면 로봇이 오는 것이냐"라는 답변을 마냥 웃어 넘길수만은 없는 이유다.

교원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14일 MLT 홈쇼핑을 론칭한다. 여기에서는 전문 쇼호스트와 교육자가 나서서 AI수학에 대해 설명한다. 방송은 AI수학을 구매할 학부모뿐 아니라, 이들을 설득할 에듀플래너들을 주 시청객으로 제작됐다.

복 사장은 "교육상품의 고도화 속에는 결국 어머니들에게 교육을 디자인해줄 수 있는 설계사들의 고도화도 포함된다. 왜 이런 교육이 지금 필요한지, 고객을 설득하는 주체는 결국 현장에 있는 조직"이라며 "앞으로 혁신 상품이 나올 때는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 영업사원들 또한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리는 방식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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