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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투' 전국 조사…86개 학교에 나쁜 선생 있었다

등록 2019.05.14 12: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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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전국 86개 중·고 '스쿨미투 현황판' 공개

"예쁜 학생 내 무릎 위 앉으면 수평 만점 주겠다"

"정관수술해서 너희와 성관계해도 임신 안 한다"

서울 최다 23개…교사들 학생들 상대로 한 막말

단체 "교육청, '정보 비공개' 국민의 알 권리 침해"

【서울=뉴시스】 스쿨미투 관련 기자회견.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스쿨미투 관련 기자회견.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단체)이 전국 86개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스쿨미투 현황판'을 14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스쿨미투에 참여한 전국 학교들 중 서울 소재 중·고교 수가 23개로 가장 많았다.

이날 단체가 발표한 스쿨미투 현황판에 따르면 서울 시내 A중학교 교사는 제자에게 "고등학교 가면 성관계를 맺자"며 희롱을 했다.

서울의 한 B고교 교사는 학생에게 "내가 열 달 동안 생리 안 하게 해줘?", C고교 교사는 "다리 오므려"는 말을 했다. 또다른 학교의 교사들 역시 "나는 네 속이 궁금해" 식의 추행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소재 중학교 내에서도 "나는 정관수술을 했으니 너희와 성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않아 괜찮다", "몸매 이쁘네. 엉덩이도 크네" 등의 발언을 교사들이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의 한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에게  "예쁜 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평(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화장실 가서 옷 벗고 기다리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는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

단체는 지난 3월 SNS와 언론보도, 정보공개청구 답변서 등을 토대로 전수조사를 실시, 전국 86개 학교의 실명과 사건개요를 토대로 전국지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전국 16개 교육청(제주 제외)에 스쿨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정보공개청구를 실시했다. 그러나 감사 실시 여부와 징계 등 처리 결과와 같은 주요 정보에 대해 대부분 비공개 답변을 받자 이 같은 현황판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이와 함께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스쿨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행정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교사는 스승이 아니다"라며 "교사가 스승의 탈을 쓰고 교권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 교사와 같은 장소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신변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골든아워나 마찬가지"라며 "학교성폭력 공론화를 이끌어낸 재학생, 졸업생 고발자들이야말로 시대의 참스승"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투 불길에 휩싸인 교내 성폭력 사태를 모르쇠로 일관하는 교육청의 답변에 수수방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청소년의 안전을 회복하고 학교의 정상화와 국민의 알 권리를 옹호하며 '스쿨미투 전국지도'를 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태의 위급함은 아랑곳없이 '정보 비공개'로 일관하는 교육청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늑장 대처로 국민이 감당할 위험을 가중시키는 반인권적 관행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의 소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쿨미투 전수조사 결과와 정보공개 청구 답변서(80개교), 행정소송 소장 등은 정치하는엄마들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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