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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호르몬 재판 패소' 세메냐,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

등록 2019.05.14 12: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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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캐스터 세메냐

【AP/뉴시스】 캐스터 세메냐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가 "약물로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육상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에 나선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육부는 1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연맹이 스위스 연방법원에 CAS의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아공 체육부는 "세메냐의 재판에 참석한 3명의 재판관 가운데 2명은 갈등을 겪었다고 했다"며 "2015년 CAS가 듀티 찬드의 제소로 이뤄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테스토스테론 규정 관련 재판에서 찬드의 손을 들어준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육상 선수 찬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너무 높다"며 여자부 경기 참가를 금지한 IAAF와 인도육상연맹의 결정에 반발해 CAS에 제소했다. 당시 CAS는 "IAAF의 결정에 근거가 부족하고 차별 논란이 있다"며 찬드의 손을 들어줬다.

남아공육상연맹은 이를 근거로 항소를 제기할 계획이다.

남아공 체육부는 "세메냐의 변호인이 제시한 과학적, 의학적 증거는 강력했다. 하지만 법원은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결론을 냈다"며 "CAS의 결정에는 IAAF가 논쟁의 여지가 있는 호르몬 수치 제한을 어떻게 규정하고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언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CAS는 지난 1일 세메냐와 남아공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청원을 기각하고 IAAF의 손을 들어줬다.

CAS가 결론을 내린 직후 IAAF는 5월 8일부터 여성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캐스터 세메냐.

【AP/뉴시스】 캐스터 세메냐.

세메냐는 수치 제한 규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 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 여자 800m 결승에서 1분54초98로 우승했다.

CAS가 IAAF의 손을 들어줘 세메냐는 앞으로 육상대회 여자부 경기에 출전하려면 약물 등을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들은 약물 투약 등을 통해 수치를 5n㏖/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나노는 10억 분의 1)로 낮춰야 한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고, 남성은 7.7~29.4n㏖/L이다.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7~10n㏖/L 정도로 예측한다.

IAAF의 여자 선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은 여자 400m와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1㎞) 경기에 적용된다.

세메냐는 CAS의 결정이 나온 후 "절대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처방을 받거나 약물을 투약하지 않을 것이다. 육상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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