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기루 "애교로 관객들 손발 닳아 없어지게 해야지"
199명 제치고 연극 ‘보잉보잉’ 캐스팅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걸그룹 블레이디 출신 배우 박기루가 7일 오후 서울 동숭동 카페 슬로스텝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기루는 대학로 두레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보잉보잉'에 출연중이다. 2019.05.15. [email protected]
연극 ‘보잉보잉’의 ‘지수’ 역에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비결도 이 때문이다. 극단 두레의 손남목(49) 대표를 비롯한 제작진은 ‘지수 역에 딱’이라며 만장일치로 캐스팅했다. 최근 KBS 2TV 예능 ‘안녕하세요’에서 MC 신동엽(48)도 박기루의 애교에 “멘털 갑”이라며 놀라워했다.
“하하. 평소에도 장난기가 많아 남들 앞에서 애교를 잘 부린다. 무대에 올라가면 더 뻔뻔해진다. 관객들이 눈앞에 보이니욕심이 생겨서 좀 더 오버한다. 순간 정적이 흘러도 굴하지 않는다. 다음 대사로 ‘분위기를 잡아야 겠다’고 마음먹고 더 강한 애교를 선보인다. 연기하면서 스스로도 즐기고 있다. 내 애교로 ‘관객들의 손과 발이 닳아 없어지게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걸그룹 블레이디 출신 배우 박기루가 7일 오후 서울 동숭동 카페 슬로스텝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기루는 대학로 두레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보잉보잉'에 출연중이다. 2019.05.15. [email protected]
연극은 초등학생 시절 출연한 ‘테크노 피노키오’ 이후 두 번째다. 처음에는 지수 보다 해수 역에 끌렸다. “해수가 은근 사랑스럽다”면서도 “평소 성격이 지수와 비슷하다. ‘기루 배고파요~’하면서 스스로 내 이름을 부르는 편이다. 다들 ‘너는 지수와 똑같아’라고 한다”며 웃었다.
같은 역에 캐스팅된 탤런트 김성은(28)과 비교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은 좀 더 생활 연기에 가깝다며 “평소처럼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더 못하는데 어떡하지’라고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걸그룹 블레이디 출신 배우 박기루가 7일 오후 서울 동숭동 카페 슬로스텝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기루는 대학로 두레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보잉보잉'에 출연중이다. 2019.05.15. [email protected]
많은 관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대역과 스킨십을 할 때 쑥스럽지는 않을까. 오히려 뽀뽀 장면은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뭐가 스쳐 지나갔구나’라는 달관의 경지다. “내가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성기와 뽀뽀하지 않느냐”면서 “뽀뽀신은 연습할 수 없으니 첫 무대 때 엄청 긴장해 입술 박치기를 했다. 이제는 여유가 생겨서 입술이 안 닿고도 자연스럽게 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자랑했다.
‘남자친구가 성기처럼 바람을 피우는 걸 알게 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다 무너지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신뢰가 무너지면 연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바람 핀 걸 한 번이라도 걸리면 관계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 지수는 뭐가 뭔지 몰라 하면서 넘어가지만, 나는 다 따질 것”이라고 분노했다.
‘보잉보잉’은 2001년 첫 선을 보인 후 18년째 대학로에서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적관객수 430만명을 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박기루는 “‘보잉보잉’은 코미디 연극으로 엄청 유명하지 않느냐”면서 “이걸 안 봤으면 어딜 가서 연극 봤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걸그룹 블레이디 출신 배우 박기루가 7일 오후 서울 동숭동 카페 슬로스텝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기루는 대학로 두레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보잉보잉'에 출연중이다. 2019.05.15. [email protected]
탤런트 강예빈(36)을 비롯해 그룹 ‘스페이스A’ 출신 한영준(38), 연극배우 여신우(35), 코미디언 조수연(28) 등의 조언에 힘을 얻고 있다. 처음에는 선배들이 애드리브를 하면 당황했는데, 어느새 맞받아치는 여유가 생겼다. 무대에서 실수해도 선배들이 ‘괜찮아~’라며 엄마처럼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박기루는 2011년 5인 걸그룹 ‘블레이디’로 데뷔했다. 2015년까지 활동한 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배워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배우의 꿈을 품었다. 지금은 ‘연기 하나만 제대로 파보자’는 생각이다.
“걸그룹 출신 배우라는 점에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연극을 통해 기본기부터 쌓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는 내가 잡히지 않는 부분은 가만히 있지 않느냐. 무대는 컷 없이 쭉 흘러가서 오래 호흡을 이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많이 긴장하는 버릇도 고쳤다. 아직 박기루 하면 딱 떠오르는 수식어가 없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대중들이 직접 붙여주지 않을까. ‘보잉보잉’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했는데, 공포영화도 좋아한다. 부잣집 철부지 막내딸이 딱이라고? 하하. 뭐든 맡겨만 달라.”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걸그룹 블레이디 출신 배우 박기루가 7일 오후 서울 동숭동 카페 슬로스텝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기루는 대학로 두레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보잉보잉'에 출연중이다. 2019.05.1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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