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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온열질환 4526명 '역대 최고'…고령일수록 위험

등록 2019.05.16 09: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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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배↑…사망자, 이전 5년보다 4.4배 늘어

2011년 응급실 감시체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아

보건당국, 20일부터 9월까지 감시체계 가동해

【세종=뉴시스】2011~2018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지난해에는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521개소를 대상으로 5월20일부터 9월10일까지 114일간 집계.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2011~2018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지난해에는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521개소를 대상으로 5월20일부터 9월10일까지 114일간 집계.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난해 여름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수가 1년 사이 3배 급증한 4526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올해 여름에도 폭염 등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16일 광주에 폭염 특보가 예고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보이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범부처 폭염대책 기간에 맞춰 20일부터 9월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서 521개 응급실이 접수한 온열질환자수는 4526명명이며 이 가운데 48명이 숨져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는 폭염일수가 31.5일, 열대야일수가 17.7일로 1973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 등의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이는데 방치했을 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온열질환자는 남자가 3351명(74%)으로 여자(1175명, 26%)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질환종류별로는 열탈진이 2502명(55.3%)로 절반 이상이었고 열사병 1050명(23.2%), 열경련 518명(11.4%), 열실신 314명(6.9%) 순이었다.

40~60대 중장년층이 환자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는데 인구 10만명당 신고환자 수는 40대 8.2명, 50대 11.5명, 60대 12.2명, 70대 17.0명, 80대 이상 29.5명 등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 이전 5년(2013~2017년)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5%포인트(25.6%→3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장소는 실외가 3324명(73.4%), 실내가 1202명(26.6%)으로 실외가 대부분이었으나 실내에서 발생한 비율은 과거 5년에 비해 6.7%포인트 증가했다. 공사장 등 실외작업장이 1274명(28.1%)으로 가장 많았고 집 624명(13.8%), 길가 606명(13.4%), 논밭 506명(11.2%) 순이었다. 이전 5년에 비해 집이 6.4배, 길가 4.5배, 건물 4.1배씩 증가했다.

발생시간별로는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 환자가 2453명으로 54.2%를 차지했으며 오후 3시에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사망사례는 48명으로 과거 5년 평균(10.8명)의 약 4.4배였다. 이들 모두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65세 이상이 71%(34명)로 과거 5년 평균(55%, 6명)에서 16%포인트 증가했다. 70대가 10명, 80세 이상이 22명으로 고령 사망이 주를 이뤘다.

발생장소별로는 실외가 30명(62.5%), 실내가 18명(37.5%)로 실외가 많았고 과거 5년 평균에서 실내가 22.7%포인트 증가했다. 집이 15명(31.3%)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 12명(25.0%), 주거지주변 9명(18.8%), 길가와 작업장이 각 4명, 기타(차 안) 3명, 산 1명 순이었다.

과거 5년과 비교해 집에서 숨진 환자가 0.6명에서 15명으로 25배나 급증했으며 주거지주변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도 15배 증가폭을 보였다.

10명 중 6명(60.4%)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치매, 정신질환 등 이미 다른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차안에 방치돼 사망한 사례도 3명(유아 2명, 노인 1명) 보고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937명, 서울 616명, 경남 436명, 전남 322명 순이었는데 과거 5년 평균과 비교하면 서울(7.3배), 경기(5.5배), 인천(5.9배) 등 수도권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이들 대도시에선 집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384명으로 전국 집 발생사례(624명)의 61.5%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 집 발생사례는 과거 5년 평균(10명)의 20배에 달했다. 경기와 인천은 온열질환자는 1,195명으로 발생장소는 실외작업장 375명(31.4%), 집 186명(15.6%), 길가 156명(13.1%) 순이었고 집 발생사례는 과거 5년 평균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신고가 많았던 배경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짧은 장마 이후 폭염이 오래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 발생이 계속됐던 영향"이라며 "예년에는 온열질환자 발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다가 긴 장마 이후 7월말부터 8월초에 환자가 급증한 양상이었으나 지난해엔 장마 종료 직후(7월11일께)부터 환자가 급증해 8월 중순까지 길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질병관리본부는 범부처 폭염대책 기간인 5월20일부터 9월까지 전국 520여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지로한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시 외출을 자제하고 작업 시 휴식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한편, 쪽방촌 등 취약계층과 노인, 어린이 등에 대해선 맞춤형 폭염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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