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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수정·석진환·정정운 "이스라엘에서 춤 춥니다"

등록 2019.05.16 17: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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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키부츠현대무용단 소속 한국인 트리오

MODAFE에서 세계 초연하는 '피난처' 출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3인의 한국인 댄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키부츠 메인댄서 석진환, 키부츠 한국인 최초 댄서 김수정, 생애 첫 무용단으로 키부츠를 택한 정정운. 2019.05.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3인의 한국인 댄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키부츠 메인댄서 석진환, 키부츠 한국인 최초 댄서 김수정, 생애 첫 무용단으로 키부츠를 택한 정정운. 2019.05.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예술가는 유목민이다. 예술적으로 몸과 정신에 먹이를 주기 위해 항상 영감지를 찾아다닌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예술적 난민이다. 제38회 국제현대무용제(2019 모다페) 개막작으로 세계 초연하는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 '피난처(Asylum)'가 무용수의 이야기들로 수렴되는 이유다.

16, 17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피난처'는 라미 비에르(62) 키부츠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 가족의 일원인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속과 정체성, 이질성에서 오는 감정들과 난민의식을 기괴한 표정과 괴성,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고압적인 소리 등을 활용해 춤으로 표현한다. 국적, 인종에 상관 없이 쉼터, 안식처를 찾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주제다.

한국을 떠나 키부츠무용단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 김수정(46)·석진환(36)·정정운(24) 역시 마찬가지다.

김수정은 "난민을 꼭 지칭하는 것은 아니에요. (정신·물리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가는지 움직임을 통해 파악하는 거죠"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3인의 한국인 댄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키부츠 메인댄서 석진환, 키부츠 한국인 최초 댄서 김수정, 생애 첫 무용단으로 키부츠를 택한 정정운. 2019.05.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3인의 한국인 댄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키부츠 메인댄서 석진환, 키부츠 한국인 최초 댄서 김수정, 생애 첫 무용단으로 키부츠를 택한 정정운. 2019.05.16. [email protected]

결국 '피난처'는 관객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공감하고 이해한다. 김수정은 개인적으로 무용수가 뒷걸음질로 뒤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정체성을 찾아가는 장면'으로 꼽았다.

2014년 한국인 최초로 이스라엘 명문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한 김수정은 이 무용단의 댄서 18명 중 다섯 명만 이스라엘 출신이어서, 모두 직간접적으로 피난민처럼 살아간다고 했다.

"감독님이 무용수 각자 위치를 생각해보라고 하셨어요. 뒤로 뛸 때 누울 때 그런 감정들이 들었고, 이번 공연 중간에도 그런 감정들을 담으려고 하죠."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최초 한국인 댄서인 김수정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최초 한국인 댄서인 김수정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키부츠 현대무용단은 1970년 창단됐다. 바체바 무용단과 이스라엘의 양대 무용단으로 통한다. 세계적인 현대 무용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17년 모다페에서 '하늘의 말들'을 공연하는 등 한국에도 여러차례 내한했다. 비에르 감독은 1996년부터 예술감독으로 재직, 이 무용단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스위스 바젤 발레단 등 세계적인 무용단에서 작업 의뢰도 받는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이화여대 동문 무용단인 '탐' 등에서 활동한 김수정은 키부츠현대무용단은 몸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데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외적인 활동보다 춤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한국의 국립현대무용단을 시작으로 폴란드 댄스&무브먼트 시어터를 거쳐 오디션을 거쳐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한 석진환도 "오브제를 떠나 육체 만으로 역동적인 안무를 선사한다"고 동의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라미 비에르 예술감독과 3인의 한국인 댄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석진환, 라미 비에르 예술감독, 김수정, 정정운. 2019.05.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키부츠 현대무용단 라미 비에르 예술감독과 3인의 한국인 댄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메이플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석진환, 라미 비에르 예술감독, 김수정, 정정운. 2019.05.16. [email protected]

정정운에게 키부츠무용단은 생애 첫 무용단이다. 자신의 손을 마흔살가량 차이가 나는 비에르 감독 어깨에 편히 얹기도 한 그는 "서로 나이가 없다. 감독님이랑 정말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특별한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감독님은 정말 아버지 같아요. 제게 '세컨드 패밀리' 같은 컴퍼니죠"라며 웃었다.

6년째 비에르 감독을 지켜본 김수정은 "무용수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6년 동안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고 했다. "저는 정운씨와 달리 한국 무용계에 오래 있어서 어른들을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편안하게 해주신다"고 했다. 

비에르 감독은 "춤은 소통하는데 원활한 방법 중 하나"라면서 "인종, 종교를 초월해서 말이 필요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다리 역을 한다"고 말했다. 세 한국인 무용수 또한 국적, 인종을 따지지 않는다. "개개인의 예술성, 특성, 개성을 중심으로 뽑은 거죠. 무용수를 특별하게 하는 요소는 개인에게 있어요."

한편 모다페는 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다. 올해는 '모다페, 위어 히어 투게더 포 코이그지스댄스(we're here together for coexisDance)!'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3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 이음아트홀, 마로니에 공원 일대를 비롯해 이음아트센터 앞 야외무대에서 춤 잔치를 벌인다. 13개국 27개 예술단체에서 134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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