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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해야 평화협정하나…평화협정 선행도 합리적"

등록 2019.05.16 17: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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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A 학술세미나서 "기존 패러다임 벗어나야"

"핵이 위험한 게 아니라, 당사자 누구냐가 중요"

"평화협정이 비핵화 선행하는 것 설득력 있어"

"남북 군사합의서, 오히려 정전협정 지키는 것"

"군사문제 먼저인데 왜 마지막에 다루려 하나"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2019.05.1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 등에 대해 북한·군사 전문가들이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학술 세미나에서 "비핵화를 해야만 평화체제가 되는가. 우리는 그것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자문했다.

홍 실장은 "비핵화가 다 끝난 다음에 평화협정이 이뤄진다는 방식이 물론 굉장히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면서도 "평화협정이 앞에 오고 이후에 핵 군축이 뒤에 온다는 게 설득력이 없거나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이 있는 국가는 핵이 있기 때문에 평화적이지 못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핵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당사자들에 의해 존재하느냐가 중요한 거지 핵 존재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핵이 있어도 거의 핵의 존재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평화적인 실천이 이뤄진다면 그게 더 중요할 수 있다"며 "평화협정이 과감하게 선행돼 실천적 부분들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그것도 설득력 있고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특히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실천적 조치로 GP(최전방 감시초소) 철수를 예로 들면서, "이미지와 실물로 구현됐다는 것은 평화협정 (자체의) 효과보다 더 우리의 안보 패러다임과 평화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천적 차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접근이 모색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논의는 지나치게 선언적이고 군사중심적인 논의에서 탈피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2019.05.1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군사합의 분야에서 인식의 전환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먼저 "남북간 긴장완화나 군사합의는 결국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전협정을 위반해 '비무장'지대(DMZ)에 들어와 있던 '무장'GP들을 철수하고, 군사합의에 따라 지상·해상·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결국 정전협정 자체를 이행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김 교수는 "그동안 남북간 논의에서는 군사문제를 손댈 수 없었다"며 "비핵화를 해야 손댈 수 있다는 선후관계 논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협정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협정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군사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군사적 문제에 대해 나중에 해야된다 생각하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 군사합의는 결국 정전협정 준수를 통해 평화협정을 만들 수 있는, 그래서 평화체제로 갈 수 있는 '절묘한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체제, 군사합의 등을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의 시각도 대립됐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1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정전협정이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북미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 주장과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방식으로 정전체제 무력화 시도, 무력도발 등을 지속해왔다"고 운을 뗐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도 정전체제 무력화와 맥락을 같이하는 측면이 있다"며 "평화협정보다 앞서 북핵문제가 해결돼야 이 땅에 평화가 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체제가 되려면 남북 간 합의한 것을 성실히 지켜야한다. 수 없는 남북 합의가 있었지만 북한이 지킨 것은 몇 개 안 된다"며 "북한이 평화 의지가 있다면 지금과 같은 행동을 버리고 진정한 평화와 관련된 행동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전 장관은 이날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우리 국민과 우리 군이 이제는 6·25 전쟁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과거 북한이 중국과 구소련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아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전하며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찾아가 전쟁할테니 지원해달라고 해도 그것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의 핵과 화생방(무기)만 빼면 북한을 겁낼 이유가 없다"며 "(북한 군사력에 대해) 정량 분석에 치우치다 보니 북한이 강한 것처럼 느껴진 면이 있는데 이제는 정성적 평가를 해야할 때"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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