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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로 美실리콘밸리도 타격"…매출 악영향 등

등록 2019.05.17 10:15:32수정 2019.05.17 1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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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공급 업체 퀄컴, 매출의 5% 화웨이로부터 올려

퀄컴, 브로드컴 등 화웨이 공급업체 주가 하락

"화웨이 고통이 더 크지만 중국도 보복 가능" CNBC

【베이징=AP/뉴시스】16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화웨이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19.05.17.

【베이징=AP/뉴시스】16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화웨이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19.05.17.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피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번 조치로 퀄컴, 인텔, 오라클 등 거대 기술(IT) 기업들이 매출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 기업과 거래할 때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FT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완전한 거래 금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난해 ZTE(중싱통신) 제재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미 수출 당국 관계자는 사실상의 (화웨이) 거부 정책으로 봤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에디슨 리는 정부가 허가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ZTE는 대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 업체로부터의 부품 공급을 완전히 차단당해 폐업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민정책 개혁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19.05.1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민정책 개혁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19.05.17.

컨설팅 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기술 정책 전문가 폴 트리올로는 중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이 연관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 본격적인 기술 전쟁을 벌일 뜻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라시아그룹의 분석가들은 "화웨이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일상적인 유지보수 및 하드웨어 교체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회사 자체와 전 세계 화웨이 고객사 네트워크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인 화웨이는 그간 다수 미국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부품 조달 비용 700억달러 중 110억달러를 미국에 지출했다. 화웨이는 퀄컴, 브로드컴과 칩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인텔과 오라클로부터도 기지국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을 받는다. 이같은 거물 업체 외에 미국 내 소규모 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

퀄컴은 매출의 5%를 화웨이로부터 벌어들인다. 16일 뉴욕증시에서 퀄컴의 주가는 좋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4% 내렸다. 또 다른 공급사인 브로드컴의 주가도 2.3% 하락했다.

FT에 따르면 퀄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대표하는 미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는 정부 조치에 우려를 제기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CNBC는 미국 공급 업체보다 화웨이가 겪는 고통이 분명히 더 크겠지만, 중국도 나름의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 차원에서 미국 제품 불매를 촉구하거나, 미국 외 국가 기업과의 거래를 우선시하며 미 기업에 대해 성가신 규제를 가하는 등의 방식이 거론됐다.

중국과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중인 미국이 앞으로의 무역협상에서 화웨이를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최대 로펌 중 하나인 스캐든 압스(Skadden Arps)의 파트너 비에이라는 FT에 "미국이 화웨이를 파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어느 정도 양보를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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