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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주택시장서 급부상…넷중 하나 30대 이하 '큰손'

등록 2019.05.19 0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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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하 주택매입, 20% 첫 돌파…60대 이상 추월

아파트 편식 현상 심화…집단 내 양극화 우려도


【그래픽=뉴시스】전국 주택 매입자 연령대별 추이.

【그래픽=뉴시스】전국 주택 매입자 연령대별 추이.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매월 역대 최저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 중인 가운데, 올해 30대 이하 청년층이 주택시장에 큰 손으로 급부상 중이다.

그동안 청년층은 높은 집값과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장기 집값전망에 대한 불신 등으로 주택 매매에 대해 소극적일 것이란 분석이 크게 달라졌다. 청년층이 이제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매수 세력이 된 것이다.

19일 한국감정원 주택매매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택 구입자 20만2112명 중 30대 이하는 23.9%(4만8362명)를 차지한다.

30대 이하의 주택 매입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은 감정원이 2012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연도별로 보면 30대 이하는 2012년 11.1%, 2013년 10.8%으로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4년 12.7% ▲2015년 14.9% ▲2016년 15.2% ▲2017년 16.2% ▲지난해 17.3%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또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40~50대(48.7%)에 비해서는 적지만, 사상 처음으로 60대 이상(20.1%)을 추월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기도 했다.

청년층 주택매입자들은 아파트 편식 현상이 크다.올해 1~4월 30대 이하가 매입한 주택 4만8362호 중 아파트는 3만5794호로 74.0%의 비중을 차지한다.

집 한 채에 수억을 호가하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경우 30대 이하의 매입비중이 29.4%로, 전국 평균(28.1%)을 웃돈다. 자치구별로는 주로 성동구(38.4%), 영등포구(36.5%), 강서구(35.7%), 광진구(34.8%), 노원구(34.8%) 등 순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청년층 집단 내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설문조사나 각종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 내에서도 주택 구입에 대한 태도가 양극단으로 분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2018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만 20세~만 34세) 가구 중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71.0%로, 지난 2014년(63.5%)이나 전년(70.7%) 대비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2018년 결혼한 부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혼집 마련에 '자가'와 월세'가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가 비중은 34.9%로, 부모 세대(1998년 이전 결혼)13.8%에 비해 크게 늘었고, 월세(보증부 월세·사글세 포함)도 16.5%로 역대 최고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최근 급등했다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자 청년층간에 주택에 대한 태도도 달라지고 있고 있다"면서 "높은 집값에 주택 구입을 아예 포기한 집단 있는 반면 한 편에서는 주택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집단으로 나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울 주택시장에서도 청년층이 새로운 주택 구입 계층으로 부상 중인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박 위원은 "서울 집값이 소득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주택을 장만할 수 있는 청년층은 아무래도 부모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거나, 상당한 무리한 갭투자에 나섰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청년층의 주택 보유에 대한 태도 변화는 주택시장 자체로서는 긍정적이지만, 부의 대물림에 대한 논란과 하우스푸어(집 가진 빈민)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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