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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코네 방문 박영선 "성공 비결은 직원에 잘해주는 것"

등록 2019.05.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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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직원들 복지, 쉽지 않거든요. 돈 버는 게 급급하다보면. 이런 회사를 찾아다녔는데 오늘 만날 수 있어 기쁘네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뿌리를 내린 우리기업을 만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박영선 장관은 17일 일본 도쿄의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롯폰기 그랜드 타워' 42층에 자리한 기업 '코코네' 본사를 찾았다.

 코코네는 한국인 천양현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2000년 일본에서 한게임 재팬을 창업한 천 회장은 NHN Japan에 이어 2008년 9월 캐릭터 코디네이션 네트워킹 서비스 '코코네'를 설립했다.

10년 만에 코코네는 현재 다운로드 1500만명, 매월 150만명의 이용자를 둔 매출 1500억의 중견기업으로 일본 현지에 뿌리를 내렸다. 이 회사는 매출 성공신화 외에도 '직원 복지'로 일본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은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에 이어 복지 격차도 43%로 높다. '양질의 일자리'를 외치는 이 정부으로서는 턱없는 복지수준이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박 장관 역시 부처로 승격 3년차 2기 중기부를 이끌며 대안으로 '중소기업근로자복지센터'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박 장관의 코코네 방문이 일본 '전국 중소기업근로자복지서비스센터' 방문에 앞서 이뤄진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천 회장은 "한국에서도 회사를 다녔지만,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새로운 시대가 오니 새로운 일을 하려고 했지만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 동안 배웠던 형태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윗사람만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픈하는 것이 '힘'이 된다는 걸 깨닫고 '개인의 존재감'을 늘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게 참 중요하다"며 말문을 연 박 장관은 "1995년 특파원을 하며 애플의 팀쿡도,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크버그도 만나봤지만, 그 회사들 모두 코코네처럼 근무환경이 좋더라. '왜 이렇게 식당이 좋으냐' 물으니 농담반진담반으로 돌아온 대답이 '직원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경영주 입장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비결이 그거다. 직원들에게 잘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팩 하나로 유니콘 된 국내 중소기업을 만났을 때도 그 경영자의 생각이 아주 비슷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천 회장이 "지진이 났을 때 매출이 하나도 안 나왔다. 하루에도 여진이 60~70번이 나는데, 많이 힘들었다. 끝까지 일본에 남아있으며 만감이 교차했는데, 같이 있어준 직원들이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을 때, 박 장관은 "의원 시절 직원들과 처음으로 단체 휴가를 일본으로 왔는데,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 지진이 났다. 하네다 공항에서 하루를 함께 있었다. 그래서 그 직원들이 아직도 나와 함께 있는 것 같다"고 답했을 땐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박 장관은 최근 국내에서 '제2벤처붐' 조짐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융합적이다. 택시가 없는 우버, 집이 없는 에어비앤비, 은행이 없는 핀테크. 이들을 보면 산업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자본과 노하우, 시장이다. 무엇하나 빠질 수 없다. 꼭 20대만이 벤처를 할 필요는 없다. 40대가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 정부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천 회장은 경색과 완화를 반복하는 '한일관계'의 해법이 스타트업을 통한 경제교류에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천 회장은 "외교 문제를 가진 한일관계는 경제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한국에서 일본의 스타트업이, 또 일본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성장한다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트업이 곧 미래의 한류산업을 키우는 것이라고 본다"고 하자 박 장관은 "오늘 케이팝 콘서트에 간다. 문화콘텐츠를 산업과 연결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박 장관은 3373㎡(약1000평) 규모 코코네 본사 내부에 있는 피트니스센터, 바(bar), 구내식당 등 복지시설을 살펴보고, 직접 구내식당에서 한국인 직원들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코코네는 약 10여개 국적을 가진 직원들을 배려해 식단을 준비하는 셰프를 정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전문 강사들도 배치했다. 요가, 명상, 복싱 등은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놨다.

또 이날 박 장관은 코코네 방문 이후 롯폰기 인근 '일본 중소기업 근로자복지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운영 현황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국과 지역센터로 나뉘는 복지서비스센터는 현재 143만명, 19만개사를 회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 1인당 월 6500원 수준의 회비를 부담하는 구조로, 정부 주도로 설립됐으나 2010년부터는 재정적으로 독립한 상태다.

중기부는 현재 '중소기업 복지서비스모델' 구축을 2020년 신규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다. 중기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2020년도 관련예산으로 96억원을 확보해 전국 71개 근로자종합복지관을 개조해 '복지지원센터'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박 장관은 대기업과 상생협력모델로 "휴양시설을 갖춘 한화 등 대기업과의 협력 같은 자발적 상생협력을 통한 복지모델 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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