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오스트리아 조기총선 실시...'러시아 선거개입 의혹'에 극우 부총리 사퇴로

등록 2019.05.19 03:59:3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빈=AP/뉴시스】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당수(왼쪽)와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극우 자유당당수가 16일(현지시간) 빈 호프부르크 궁에서 연정합의를 발표한 이후 알렉산더 반 데어 벨렌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17.12.17

【빈=AP/뉴시스】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당수(왼쪽)와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극우 자유당당수가 16일(현지시간) 빈 호프부르크 궁에서 연정합의를 발표한 이후 알렉산더 반 데어 벨렌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17.12.17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오스트리아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연정 파트너인 극우정당 자유당의 당수인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조기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18일(현지시간) 선언했다.

AP와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츠 총리는 이날 슈트라헤 부총리가 자유당 당수직까지 물러나면서 자유당과 연립정부 존립이 어려워져 다시 총선을 치르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쿠르츠 총리는 반이민정책을 내세우는 자유당 지도부와 중도과 우파 연정을 계속하는데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쿠르츠 총리는 앞으로 사민당과 연정할 경우 채무와 과 세금을 제한하는 정책을 이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르츠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하기에 앞서 슈트라헤 부총리는 주간지 슈피겔이 전날 지난 2017년 총선 때 러시아 신흥재벌과 연관 있는 여성에 선거 재정지원 대가로 공공사업 수주를 약속한 것으로 폭로한지 하룻만에 물러났다.

슈트라헤 부총리가 사실상 러시아 측에 선거개입을 요청한 의혹이 불거진 이번 정치스캔들은 집권 여당을 뒤흔들면서 충격을 가했다.

이날 슈트라헤 부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의 여성과 접촉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시인했다.

슈피겔 등은 슈트라헤 부총리와 자유당 간부들이 전번 총선 3개월 전인 2017년 7월 스페인 지중해 섬에서 러시아 여성과 만났다고 밝혔다.

여성은 오스트리아 유력신문의 경영권을 취득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했고 경영권을 차지하면 자유당에 유리한 보도를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슈트라헤 부총리는 "만일 유력신문을 인수하게 되면 총선에서 자유당이 제1당에 오를 경우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겠다"며 공공계약을 따도록 해줄 의향을 내비쳤다.

아울러 슈트라헤 부총리는 자유당에 제공하는 정치헌금을 숨기기 위해 당과 밀접한 자선단체를 통해 자금을 건네라는 방법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야당은 슈트라헤 부총리가 퇴진하자 즉각 쿠르츠 총리 정부에 총선을 앞당겨 시행하자고 강력히 요구했다.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2017년 10월 총선에서 단독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했는데 슈트라헤 부총리의 사퇴로 총선을 서둘러 치르게 됐다.

반이민과 반이슬람을 기치로 앞세운 자유당은 전번 총선에서 약진했는데 러시아 집권 여당 통일러시아와 긴밀히 연대하면서 이전부터 러시아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있다는 의심을 사왔다.

슈트라헤 부총리의 퇴진은 극우정당의 대두가 예상되던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