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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서 필적 똑같아"…단양 아로니아 보조금 주먹구구

등록 2019.05.21 16: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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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서 필적 똑같아"…단양 아로니아 보조금 주먹구구

【단양=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 단양군이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 생산자단체에 지급한 포장재 보조금이 허투루 쓰였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단양군의회 아로니아 육성사업 운영실태 파악 특별위원회는 21일 열린 위원회에서 군이 아로니아 농가에 지급한 포장재 보조금 정산에 관해 집중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미숙(비례) 의원은 "800평 농장을 운영하는 농민이 1800평 규모의 포장재를 구입하는가 하면 여러 농민의 포장재 보조금 정산서에 한 사람이 서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농민은 포장재를 구입한 적이 없는데도 200만원 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돼 있고, 정산서에도 서명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개인별 정산서가 아예 없는 사례도 수두룩하다"고 질타했다.

특위 오시백(민·단양 나) 위원장도 "읍면 단위 생산자단체의 포장재 개인별 정산서 필체가 모두 똑같다"며 원인 규명을 군에 요구했다. 특히 그는 "아로니아 가공센터 인부 작업복을 총 100만원 상당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로 구입한 이유가 뭐냐"고 따지기도 했다.

같은 당 장영갑(단양 가) 의원 역시 "아로니아 가공센터에만 포장재 보조금 8000만원을 줬다"면서 예산 중복과 낭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포장재는 일정량 이상을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별 신청이 원칙이지만 생산자단체나 마을단위로 (주문이)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보조사업은 사업을 완료한 뒤 증빙서류를 첨부해 청구하면 (보조금을)지급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포장재 보조금을 생산자단체 대표에게 일괄 송금하다보니 농민들이 작성한 서명부를 일일이 확인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서명이 위조됐다면 형사처벌은 물론 보조금도 환수해야 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군은 매년 17개 농산물 포장재 보조금으로 2억30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중 아로니아 생산 농가가 받은 포장재 보조금은 5700만원 정도다.

군은 2013년부터 아로니아를 차세대 소득작목으로 채택해 집중 투자해 왔다. 그러나 전국 농업인들이 뒤따라 뛰어든 데다 폴란드산 아로니아가 대량 수입되면서 단양 아로니아 산업은 고사 위기를 맞았다.
 
단양 지역 아로니아 330여농가 중 136농가가 올해 정부의 아로니아 과원정비 사업 참여를 신청하면서 농가 수는 40% 이상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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