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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향한 의심의 눈…국내외서 성장률 하향전망

등록 2019.05.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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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상반기 경제전망'서 한국 성장률 2.4%로 0.2%p 하향조정

OECD도 전날 2.4%로 낮춰…해외 IB 중에선 1%대 성장 전망도

정부, 다음달 올해 성장률 목표치 수정 발표…"정부도 낮출것" 예측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연이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춘 데 이어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대 초중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간 우리의 연도별 성장률을 보면 2015년(2.8%), 2016년(2.9%) 2%대를 맴돌다 2017년(3.1%) 3%대로 올라섰지만 지난해(2.7%) 다시 고꾸라졌다. 주요 기관들의 예측대로 올해 2%대 중반선 아래까지 내려가게 되면 또다시 긴 저성장 터널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되는 게 아니냔 우려도 커진다.

정부는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지난해말 내놨던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다시 제시한다. 민간 연구기관이나 글로벌 투자은행(IB) 뿐만 아닌 국책 연구기관에서까지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 역시 기존 목표치를 수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이날 KDI는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2.4%를 제시했다. 종전 전망 때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숫자다. KDI는 전반적인 평가로 "올해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KDI의 성장률 하향 조정은 몇 개월 새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됐단 것을 의미한다. 특히 KDI는 장기 전망을 두고는 "최근 국내 경기의 부진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 기조로 다시 점근(漸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언급했다.

KDI의 주요 지표 전망치들을 보면 줄줄이 내림세다. 민간소비(2.4→2.2%), 총수출(3.7→1.6%)을 비롯해 설비투자(1.3→-4.8%)와 건설투자(-3.4→-4.3%)도 크게 조정됐다. 특히 수출의 경우 그간 '나홀로 견인'하던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끝나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의 타격이 크다. 또 우리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의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데다 이들이 벌이는 무역분쟁까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적잖은 성장 제약요인이다. 수출 부진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소비 증가세까지 점차 둔화되면서 내수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OECD의 진단도 비슷하다. OECD는 21일 발표한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OECD는 그 배경으로 글로벌 교역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제조업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와 고용 위축도 성장세 둔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게 OECD의 시각이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2.5%), 국회예산정책처(2.5%) 등을 제외하곤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가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내걸었던 2.6~2.7%와는 이미 괴리가 있다. LG경제연구원(2.3%), 한국경제연구원(2.4%) 등 국내 민간 연구기관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2.4%), 무디스(2.1%) 등 해외 기관들의 평가는 더 박하다. 심지어 ING그룹(1.5%), 노무라(1.8%), 캐피털이코노믹스(1.8%) 등 1%대를 점치는 전망마저 등장했다.

향후 경기흐름은 상저하고(上底下高)가 예상된다. 특히 국회에 제출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향후 재정확대 움직임을 볼 때 경기 하방 압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거란 기대다. 다만 좀처럼 개선이 더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반등 시점이 지연되거나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않으리란 분석도 나온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앞서 21일 열린 브리핑에서 "수치상으로 볼 땐 빠르면 올해 4분기, 그렇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늦으면 연말까지도 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하반기 반도체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보지만 국내 설비투자를 드라이브할 정도로 강한 상승세는 아닐 것"이라며 "하반기에 빠르게 경기가 회복되거나 설비투자 중심으로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건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따라서 향후 경기 대응을 위해 재정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는 주문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수출 회복세와 추경의 조기집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와 내년의 경우 재정 역할을 통해 경기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KDI 역시 "당면한 현안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 수요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다만 "향후 국세수입 증가세 둔화를 고려해 재정 운용을 효율화함으로써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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