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 깨닫고 나라 생각, 풍산김씨 허백당 김양진 문중
유경당 현판, 19세기,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풍산김씨 허백당(虛白堂) 김양진(1467~1537) 문중을 중심으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가계 계승과 집안 대대로 다져진 가정 교육인 가학 전승이 주제다.
각종 문집과 고문헌 자료 190여점이 소개된다. 이 중 '유경당 현판(幽敬堂懸板)' '석릉세고(石陵世稿)' '세전서화첩(世傳書畫帖)'이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유경당 현판'은 19세기 제작된 현판으로 잠암(潛菴) 김의정(1495~1547)이 안동부 풍산현 오미동에 거처하던 집의 당호 편액으로, 몽인(夢人) 정학교(1832~1914)가 글을 썼다. 김의정은 허백당 김양진의 아들로, 1516년 중종에 진사시에 합격하고 1526년에 문과에 급제했다.
석릉세고, 19세기,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세전서화첩, 19세기 후반,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세전서화첩'은 1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이다. 김중휴가 가문을 선양할 목적으로 조상 19명에 얽힌 31가지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엮었다. 이 중 '완영민읍수도(完營民泣隨圖)'는 허백당이 전라도 관찰사로서 선정을 베푼 이야기로 임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 고을사람들이 전송하러 나와 눈물을 흘리면서 따르고 있는 장면을 묘사했다.
김의정 교지, 1859년,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이 문중에서 발간된 문집으로 잠암(潛菴) 김의정(1495~1547)의 '잠암집(潛菴集)', 화남(華南) 김농(1534~1591)의 '화남선조일고(華南先祖逸稿)', 유연당(悠然堂) 김대현(1553~1602)의 '유연당선생문집', 학사(鶴沙) 김응조(1587~1667)의 초서로 '남애정사잡영(南崖精舍雜詠)'도 전시된다.
죽첨, 조선 후기,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김재봉 옥중엽서, 1926년,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소장
사회주의 이념을 갖고 항일 투쟁한 김응섭(1878~1957)이 옥중에 지은 시 '옥중음(獄中吟)', 의열투쟁을 한 김지섭(1884~1928)의 '의열단 신임장', 사회주의와 민족문제를 연결시킨 김재봉(1891~1944)의 '옥중엽서'는 항일독립운동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허백당 문중의 가풍을 보여준다.
풍산김씨 허백당 문중은 고려 고종 때 판상사로 풍산백(豐山伯)에 봉해진 김문적을 시조로 한다. 조선초기에 경상북도 안동 풍산 오미리로 처음 들어온 이래, 그의 증손자 허백당이 청백리로 가문을 중흥시켰다. 허백당의 증손자인 유연당 김대현은 죽암정사를 세워 가학에 힘썼다.
그의 아들 8명 모두 문과 소과에 합격했다. 그 중 형제 5명이 대과에 급제해 학문과 벼슬로 명성을 떨쳤다. 인조는 이를 듣고 풍산김씨 집안을 '팔련오계지미(八蓮五桂之美)'라고 칭송하고, 마을 이름도 오미리로 바꿔 부르게 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38호 풍산김씨 허백당 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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