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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 회견까지 열어 압류 선박 송환 요구…북미 신경전 가열

등록 2019.05.22 15: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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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北유엔대사 "선박 압류, 적대적 대북정책 산물"

미 국무부 "유엔 제재 유지" 대북 압박 지속 재확인

하노이 회담 이후 제재 둘러싼 북미 기싸움 계속돼

"내달 한미 정상회담해도 상황 달라지지 않을 것"

【뉴욕=신화/뉴시스】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 대사는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즉각 반환을 요구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일방적인 제재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2019.05.22.

【뉴욕=신화/뉴시스】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 대사는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즉각 반환을 요구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일방적인 제재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2019.05.22.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미국에 압류된 북한 선박에 대해 북한이 공개 송환 요구에 나서면서 대북제재를 둘러싼 북미 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북한이 유엔 무대에서 '즉각 송환'을 요구하자 미국은 '모든 유엔회원국이 이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조치를 "극도로 적대적인 대북정책 산물"이라고 비난하며 즉각 송환을 요구했다.

김 대사는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제재 유지 원칙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 대사는 "미국은 많은 행정명령과 법안을 통해 북한에 일방적인 제재를 가했다. 미국의 일방적 제재는 불법적이고 부당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냈으며, (선박 압류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며 유엔 차원의 대응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가 이례적으로 유엔 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미국의 선박 압류 문제를 국제사회에 이슈화시키고 반미(反美) 국가들에게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미 국무부는 이날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송환 요구 및 대북제재 비난에도 불구하고 제재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김 대사 기자회견에 대한 미국의소리(VOA) 논평 요청에 "유엔 안보리 결정에 따라 국제적인 제재는 유지될 것이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집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사일 도발 재개와 제재의 틈을 노려 외화벌이에 나서려는 북한에 대해 제재 그물망을 더욱 촘촘히 해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미 법무부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이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 법무부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석탄을 수출해 온 북한 대형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를 제재 위반으로 압류했다고 밝혔다.  1만7600t급의 이 선박은 북한에서 가장 큰 화물선 중 하나로 북한의 석탄을 실어 반출했고, 중장비 기계 등을 북한으로 반입하는 데 사용돼왔다. 2019.05.10.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미 법무부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이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 법무부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석탄을 수출해 온 북한 대형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를 제재 위반으로 압류했다고 밝혔다. 1만7600t급의 이 선박은 북한에서 가장 큰 화물선 중 하나로 북한의 석탄을 실어 반출했고, 중장비 기계 등을 북한으로 반입하는 데 사용돼왔다. 2019.05.10.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의 불법 환적 등 유엔 제재에 위반되는 행위는 북한의 이익에 상관없이 원칙대로 하겠다는 미국의 제재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다만 "(비핵화) 목표를 위한 추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제재 위반으로 압류 및 몰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 정부가 국제 제재 위반을 이유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첫 사례다. 이에 북한은 14일 대변인 담화를 내고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자신들의 화물선인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 미국 정부를 맹비난하며 당장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북미 간 대치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달 말 방한이 북미 대화 재개를 향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한미가 대북 식량지원 카드를 꺼냈음에도 북한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북한의 제재해제 요구에도 미국의 제재 유지 원칙은 변함이 없어 북미 대화 교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연말까지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다린다고 했기 때문에 미국이 (제재 유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한미 정상회담을 해도 (교착)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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