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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진술 거부' 버티기 전략, 왜…재판서 승부수?

등록 2019.05.22 11: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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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구속 후 검찰 조사 모두 거부

출석 불응 후 "진술 않겠다"며 버티기

증거 최소화해 재판서 무죄·석방 전략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05.12.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이 "진술을 하지 않겠다"며 검찰 조사에 '버티기' 전략을 세운 배경이 주목된다. 구속까지 된 상황인 만큼 향후 재판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 16일 구속된 이후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의 조사를 모두 거부했다.

김 전 차관은 구속 직후 수사단의 첫 소환 통보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응하지 않았다. 변호인과 접견을 하지 못했고, 의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수사단은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김 전 차관의 사유를 받아들여 조사를 미뤘다.

이어 지난 19일 김 전 차관은 수사단에 출석은 했지만, 이번에도 변호인 접견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며 조사를 받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은 출석 2시간여 만에 다시 수감 중인 구치소로 돌아갔다.

수사단은 전날 김 전 차관을 다시 불렀고, 변호인 또한 조사에 참여케 했지만 김 전 차관은 "모든 진술을 거부한다"는 말만 내놓으며 조사를 거부했다. 사실상 검찰 조사 자체를 보이콧한 것이다.

김 전 차관은 향후 이뤄질 수사단의 조사에서도 이같은 자세를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에 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차관은 구속 전 이뤄진 수사단 조사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모른다"는 등 혐의를 전부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윤중천씨를) 알고는 있었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 번복' 카드까지 내가며 구속을 피하려 했던 그는 결과적으로 그간 내놓은 항변의 신빙성을 스스로 떨어뜨린 셈이 됐다. 결국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을 모두 인정하고,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4.2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4.25. [email protected]

구속이 된 만큼 재판에 넘겨지는 게 확실시된 상황에서 김 전 차관은 수사단의 증거 확보에 최대한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이 피의자신문 조서 등 향후 재판에 제출될 증거에 틈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추측의 근거다.

재판 단계에서 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낱낱이 살핀 다음 법리 공방을 통해서 무죄 또는 석방을 받아내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취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전 차관 본인이 법률 전문가인 만큼 재판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단으로서는 김 전 차관의 진술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수사단은 이날 오후 김 전 차관을 재차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김 전 차관에게 (진술해 줄 것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차관 의혹 '키맨'이라 평가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는 강간치상 등 혐의로 이날 구속 심사를 받는다. 앞서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윤씨에 대해서 수사단은 김 전 차관과 함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 등을 추가해 다시 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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