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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현실을 능가하는 현실감, 눈·귀 호강···영화 '알라딘'

등록 2019.05.23 1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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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현실을 능가하는 현실감, 눈·귀 호강···영화 '알라딘'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디즈니가 또 한편의 실사 걸작을 만들었다. 실사영화라고 하면 '시시하고 조잡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역대 디즈니가 만들어 낸 실사판 영화들은 뛰어난 CGI(컴퓨터로 만든 3차원 이미지) 기술로 구현됐다.

23일 개봉하는 실사판 '알라딘'은 디즈니만의 CGI 기술에, 세기의 명곡과 완벽한 로케이션 세트까지 더해져 애니메이션보다 더 실제같은 현실감을 선보인다. 결말이 좀 뻔하면 어떤가, 어차피 '알라딘'을 재관람할 영화팬들은 전반적인 스토리야 알고 있을 것이다. 빈틈없이 들어찬 서사로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준다는 점, 귀를 즐겁게 해주는 노래로 혹시라도 생길지 못하는 지루함을 해소한다는 점 만으로도 이 영화를 관람할 이유는 충분하다. 

디즈니는 디즈니 클래식 2D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실사화했다. 2016년 '정글북'은 모든 출연 동물들을 CGI 기술력으로 완성,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동물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정글 속 모험을 선사했다. '미녀와 야수'는 디즈니 사상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겨내며 환상적인 경험을 가능케 했다. 두 작품 모두 실사화 과정에 감동과 경이로움이 배가 되는 만족도를 일군 작품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알라딘'은 어릴 적 TV를 통해, 영화관에서, 뮤지컬로 한번 쯤은 접했을 작품이다. 1992년 북미 및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매출액 5억달러(약 5969억원), 역대 북미 판타지 애니메이션 장르 흥행 톱10, 이 기록은 모두 1992년 개봉한 2D 애니메이션 '알라딘'이 당시 세운 것들이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은 제18회 LA 비평가 협회상 애니메이션상 수상, 제 5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코미디 작품상 부분에 후보 등으로 작품성까지 인정 받았다. 
[리뷰]현실을 능가하는 현실감, 눈·귀 호강···영화 '알라딘'

'알라딘'은 은 좀도둑에 지나지 않던 '알라딘'(메나 마수드)이 우연히 램프의 요정 지니(윌 스미스)를 만나게 되면서 환상적인 모험을 한다는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다. 머나먼 사막 속 신비의 아그라바 왕국이 배경이다. 좀도둑 알라딘이 마법사 '자파'(마르반 켄자리)의 의뢰로 마법 램프를 찾아 나섰다가,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번 실사판 '알라딘'은 화려한 비주얼과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빼곡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알라딘'의 쉴 틈 없는 재미가 가능했던 것은 가이 리치(51) 감독의 스피디하고도 스타일리시한 연출력 덕분이다. 리치 감독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MCU 작품에서만 흥행한다'는 법칙을 완벽하게 깨뜨린 '셜록 홈즈' 시리즈를 통해 진가를 발휘했다. 이번 '알라딘'에서도 자신만의 장기인 스피드와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리치 감독이 제일 먼저 디지털 팀에 요청한 것은 '현실감'이다. '알라딘'은 판타지 어드벤처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도 실감나는 액션과 영화 속 세상이 구현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메나 마수드(28)는 액션 연기를 위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 거리에서 자란 소년답게, 완벽하진 않지만 거친 알라딘의 몸동작은 가이 리치의 주문이었다. 스턴트에 가까운 동작을 소화한 배경에는 메나 마수드의 오랜 준비가 있었다.

로케이션도 리치 감독이 요구한 '현실감'으로 완벽히 구현됐다. '왕좌의 게임'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젬마 잭슨은 이번 '알라딘'의 아그라바 왕국 세트를 다양한 문화가 있는 동양의 관문이자 아라비아와 아랍 문화에 큰 영향을 받은 도시로 건설코자 했다. 잭슨은 이를 위해 애니메이션 '알라딘', 뮤지컬 '알라딘'의 무대를 모두 고려했다. 축구장 두 개 면적의 야외세트를 15주에 걸쳐 완성했다. 건물 배치, 거리의 곡선, 집들의 방향 등은 모두 배우들의 뮤지컬 넘버신(노래 부분)과 액션신의 동선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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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OST는 세계적인 음악 스태프들의 협업을 통해 완성됐다. 팀 라이스(75)와 명곡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의 작곡가 앨런 멩컨(70)은 이번 작품도 함께 했다. 여기에 '라라랜드'로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콤비인 벤지 파섹(34)과 저스틴 폴(34)이 합류했다. 가이 리치 감독은 "알라딘은 가장 전통적인 형태의 뮤지컬이다. 너무 대담하지도, 그렇다고 기존의 것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도 아니되, 오리지널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느낌이 나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음악 연출과정을 설명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퍼포먼스 캡처, 세트 확장, 디지털 환경, FX 시뮬레이션 등 모든 CGI 과정에 리치 감독이 참여해 리얼리티를 체크했다. 영화 속 신비의 동굴은 영국의 실물 세트와 특수효과가 만난 산물이다. 알록달록한 보석들은 CG가 아닌 실제 보석 소품들이다. '정글북', '미녀와 야수'에 이어 디지털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알라딘의 심복 원숭이 '아부', 마법의 양탄자, 앵무새 '이아고', 호랑이 '라자'는 모두 디지털 캐릭터다.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는 브리 라슨(30)의 뒤를 이어 디즈니 스튜디오가 발굴한 신예로서, 세계가 놀란 깜짝 주인공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 TV시리즈에서 단역, 조역으로 활동하며 연기력을 쌓아 온 배우다. 2018년 마침내 2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알라딘'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마수드는 액션과 가창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알라딘과의 완벽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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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스민 역은 나오미 스콧(26)이 맡았다. 영국 출신 배우로, 발매한 앨범만 세 장일 정도로 보컬 실력이 검증됐다. 극중 솔로 OST '스피치리스(Speechless)'를 깔끔하게 소화한다. 스콧은 지혜롭고 용감한 자스민 캐릭터를 군더더기없이 해낸다. 자파 역은 마르반 켄자리(36)다. 네덜란드 출신 배우로 네덜란드의 범죄 영화 '울프'에서 가석방된 모르코 이민자 역을 맡아 2013년 네덜란드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극중 치명적인 악당의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니 역은 배우 윌 스미스(51)가 맡았다. 지니는 램프를 얻는 자를 주인으로 모시며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전지전능한 존재다. 윌 스미스는 원조 지니 로빈 윌리엄스(1951~2014)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지니를 선보인다. 근육질에 좀 더 세련되고 방정맞은 면은 조금 다르지만, 꽁지머리와 덩치는 싱크로율 99%다.

한편 더빙판의 지니는 뮤지컬 배우 정성화(44)가 맡았다. '알라딘'을 통해 스크린에서 그의 가창력과 첫 더빙 실력을 선보인다.
[리뷰]현실을 능가하는 현실감, 눈·귀 호강···영화 '알라딘'

리치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빛을 발하는 실사판 '알라딘'은 디즈니 만의 완벽한 CGI 기술력을 통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두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 트랙들의 향연을 통해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하는 영화다. 23일 개봉. 127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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