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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들 성교육서 남녀차별 발언"…군인권센터 주장

등록 2019.05.23 15: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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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서울경찰청 제2기동단 부단장 교육 공개

의무경찰 20여명 대상 성인지 교육서 성차별적 발언

"남자는 씨뿌리는 입장", "여자는 정자 받아 육아책임"

센터 "경찰, 성범죄 사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나" 비판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단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23.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단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현직 경찰 간부가 의무경찰 대상 성교육 시간에 수차례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 성평등위원회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서울경찰청 제2기동단 부단장 김모 경정을 엄중히 징계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김 경정은 지난달 11일 지휘관으로서 제2기동단 의무경찰 20여명을 상대로 성인지 교육을 실시했다.

1시간 가량 이뤄진 이 교육에서 김 경정은 "젊었을 때 저돌적으로 들이대면 몇 번 재미를 볼 수는 있다", "(여성이) 젊고 건강하고 몸매 좋으면 남성들 대부분 성욕을 느낀다"는 발언을 했다.

이어 "남자는 씨를 뿌리는 입장"이라거나 "여자는 정자를 받아 몸에서 10개월 동안 임신을 했다가 애가 태어나면 주로 육아를 책임지게 돼있는데, 이건 사회적 구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호르몬 자체가 더 모성애를 갖게 설계가 돼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했다.

김 경정은 "여자는 결국에는 남자가 언제든 접근해야 하는 존재", "여자들이 성적매력을 느끼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센터는 복수의 제보자들에 의해 관련 사실을 확인했으며 다른 대원들을 상대로 한 교육에서도 김 경정이 비슷한 발언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는 "성평등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경찰 조직에서 무자격자가 단지 지휘요원이란 이유만으로 아무런 점검 없이 성인지교육의 강사를 맡고 있는 상황은 충격적"이라며 "최근 경찰에 의한 성범죄가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 저급한 성인지감수성을 지닌 경찰이 과연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날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단장은 "성인지 교육은 검증된 사람이 해야하는데, 경찰에서 (이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한 사람이 실수를 했다는 것보다 검증되지 않은 교육이 실시되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센터는 이날 김 경정의 발언이 담긴 4분 가량의 녹취 파일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어 김 경정에 대한 징계 요청서 제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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