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英거주 EU국민 수천명, 유럽의회 선거 투표 못해 '분통'

등록 2019.05.24 07:50:3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브렉시트 연기로 선거 준비 제대로 못해

【런던=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 투표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5.23

【런던=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 투표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5.23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영국에 거주하는 유럽연합(EU)회원국 유권자 수천명이 테리사 메이 정부의 '준비부족'으로 인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BBC,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정부로부터 유럽의회 선거 참여 결정이 '너무 늦게 통보' 받는 바람에 EU국민들을 위한 유권자 등록절차가 제대로 이뤄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가 당초 예정대로 발효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야 선거참여가 결정되면서 준비가 미비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일에야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공식화한 바 있다.

영국 거주 EU 회원국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선 UC1이란 유권자 등록 용지를 사전에 받아 내용을 기재한 다음 해당 관공서에 제출해야 한다.다만 아일랜드, 몰타, 키프러스 국민들은 이런 절차없이 바로 투표가 가능하다.

BBC에 따르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많은 EU 국민들이 UC1 용지를 너무 늦게 받았으며, 사전에 제출하기는 했지만 시간 부족으로 인해 등록 절차가 선거일 전에 마무리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수천명이 투표를 하러 갔다가 유권자 등록이 돼있지 않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영국에 거의 5년간 거주해온 독일인 모리츠 발레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UC1 용지를 지난 4월말에 우편으로 받아 내용을 적은 후 지난 5월 2일에 관련부처에 보냈는데도 투표를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투표소에서 유권자 등록이 안돼 있다는 말을 듣고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나의 기본권을 빼앗아 갔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투표를 못한 EU회원국 유권자들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려면, 자국 투표일에 맞춰 귀국해 투표를 해야한다. 23일에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투표가 이뤄졌고, 24일에는 체코와 아일랜드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25일에는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몰타, 26일에는  독일,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나머지 국가들에서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가디언은 테리사 메이 정부가 투표를 못한 EU 유권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