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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의회 우회해 사우디 무기수출 방안 모색

등록 2019.05.24 1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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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무기수출통제법 우회 위해 '긴급조항 발동' 검토

【아라비아해=AP/뉴시스】트럼프 행정부가 미 의회를 우회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긴급조항 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서 F-18 슈퍼호넷 전투기가 발진하는 모습. (출처=미 해군) 2019.05.24.

【아라비아해=AP/뉴시스】트럼프 행정부가 미 의회를 우회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긴급조항 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서 F-18 슈퍼호넷 전투기가 발진하는 모습. (출처=미 해군) 2019.05.24.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의회를 우회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의회에선 즉각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고위 참모들은 사우디에 무기를 수출하기 위한 긴급조항 발동을 밀어붙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정밀유도탄과 전투기를 포함한 70억달러(약 8조3230억원) 상당의 무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의회의 제지를 피하려는 일환이다.

미 무기수출통제법은 수입국이 적법한 자위권 행사 외 용도로 미국산 무기를 사용할 경우 의회가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이를 제지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해당 법조항을 우회하려는 것이다.

미 의회에선 이같은 기류를 감지하고 이미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성토 목소리가 나온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더 나은 심판이 있기까지 사우디와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역시 공화당 소속이자 상원 외교위 소속인 마코 루비오 의원도 중동지역 무기판매를 위한 의회 우회 작업에 대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를 위해 원칙을 위반한다면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같은 일이 발생하도록 문을 열어주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토퍼 머피 상원의원은 전날인 22일 트위터를 통해 "예멘 투하용 폭탄을 사우디에 판매할 긴급한 이유는 없다"며 "만일 (의회를 우회할 만한) '비상사태'가 있다면, 이는 우리가 사우디에 폭탄을 판매해 발생한 '인도주의적 비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이자 상원 외교위 소속인 밥 메넨데스 의원은 "행정부가 이같은 태도로 계속 나아간다면 모든 진행 중인 무기 판매 계획을 무효화할 적절한 입법 및 다른 조치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 개입해 해당 지역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카슈끄지 암살 사건 역시 사우디에 대한 국제적 비난여론을 고조시켰다.

이에 미 의회에선 사우디에 대한 무기수출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실제 지난해 11월엔 미 국방부가 예멘에서 사우디 연합군 전투기에 대한 재급유를 중단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 상하원에선 지난 3~4월 예멘 내전과 관련해 미국의 사우디 지원을 중단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친(親)사우디 노선을 견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같은 기류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 상하원의 사우디 지원 중단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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