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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능력의 위대한 힘, 최병서 '음악으로 찍은 비엔나'

등록 2019.05.25 0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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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능력의 위대한 힘, 최병서 '음악으로 찍은 비엔나'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비엔나를 생각하면 누구나 음악의 도시라고 떠올린다. 마치 파리를 예술의 도시로 누구나 엮듯이. 음악을 좋아하든 않든, 왠만한 사람들은 비엔나에서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 같은 걸출한 음악가들이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비엔나 사람들도 당연히 음악을 좋아하고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즐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비엔나에 좀 있어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과는 달리 비엔나 사람들이 그리 고전음악에 대해서 잘 알거나 관심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새삼 놀라게 된다."
 
최병서 동덕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사진 에세이집 '음악으로 찍은 비엔나'를 냈다.

최 교수는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미술, 영화, 음악, 경제를 넘나드는 통섭을 꾀했다. 비엔나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곳에서 활동한 음악가들의 자취를 따라갔다.

모차르트·베토벤·슈베르트·브람스·바그너·구스타프 말러·하이든 등 비엔나에서 활동한 음악가들의 삶과 작품을 돌아봤다. 비엔나 배경과 음악가 소재의 영화, 영화 속 음악 이야기까지 곁들였다. 음악박물관·비엔나 국립오페라극장·무직페라인 등 대표명소, 비엔나의 커피문화, 유명카페·음식점 이야기도 담겼다.

"하이든은 아마도 음악가 중에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작곡가였을 것이다. 그는 일생동안 작곡에 전념했고 규칙적인 생활로 행복한 삶을 누렸다. 오랫동안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후원 하에 풍족하게 작곡과 연주활동을 했으며, 영국에 건너가서도 그곳 귀족들의 후원으로 넉넉한 생활을 누렸다. 그는 비엔나에서 궁핍한 생활에 허덕이고 있던 모차르트에게 런던에 가면 여러 후원자를 만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보다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런던행을 권하기도 했는데 모차르트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그는 인간관계에서도 베토벤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였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잘 대해주었다."

"비엔나에 와서 카페에서 특유한 커피를 맛본 사람들이 돌아가서 그 커피를 비엔나커피라고 부르는 것이다. 비엔나 사람들이 이걸 굳이 비엔나 커피라고 부를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비엔나커피는 양철로 된 테두리에 끼워진 유리잔에 우유커피를 넣고 위에 높이 휘핑크림을 얹은 것을 말하는데, 비엔나에서 이 커피의 이름은 아인슈패너이다."

"비엔나의 서울 명동 같은 중심가의 정점은 바로 슈테판성당이다. 이방인들의 관광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비엔나 사람들의 신앙의 구심점이기도 한 슈테판성당은 그 자체로 그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장소다. 그러나 그 주변은 쇼핑의 거리이자 식당과 카페들이 줄지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밤이면 슈테판성당을 비추는 조명과 근처에 불야성을 이루는 상점과 카페의 모습이 더욱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특히 슈테판성당 내부의 야간 조명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최 교수는 "음악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작업이 가능했다. 그동안 비엔나를 몇 차례 가면서 음악에 대한 호기심으로 찍어둔 사진을 혼자 보기에는 왠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엔나에 갈 때마다 거기서 활동했던 음악가들에 대해서 미리 여러 문헌을 조사하고 그들의 흔적을 한 번 확인해 볼 요량으로 여정을 계획하곤 했다. 이 책이 완성될 때까지 상당한 분량은 비엔나의 여러 카페에서 집필했다"고 밝혔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순화시키고 끝없는 기쁨을 샘솟게 만드는 보물단지다. 음악이 갖는 위대한 힘은 이런 정화의 능력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213쪽, 2만원, 홍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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