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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한인 간호여성들에 경의...김옥선 '베를린 초상'

등록 2019.05.24 16: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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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대로 아뜰리에 에르메스 31일부터 개최

【서울=뉴시스】Kim Oksun, BNP_8709CZ, 2018, Digital c-print, 150 x 120 cm

【서울=뉴시스】Kim Oksun, BNP_8709CZ, 2018, Digital c-print, 150 x 120 cm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도산대로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사진작가 김옥선(52)개인전 'Berlin Portraits  베를린 초상'전을 오는 31일부터 연다.

김옥선 사진은 비주류로서의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한 ‘차이와 차별에 대한 사유’가 바탕이다. 제주에 거주하는 이방인들과 이국적 제주의 풍경, 국제 결혼 부부, 상호문화 가족, 난민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따라가는 김옥선의 작업은 대상을 반복하고 기록하고 수집하여 열거하면서 일련의 연작을 구성한다. 이 장치를 통해 작가는 줄곧 ‘주변과 이방’이라는 주제를 강조해왔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선보이는 신작 '베를린 초상'은 이전 작업과 ‘주변과 이방’이라는 맥락을 공유하고 있으나, 풍경과 정물 등으로 확장되었던 사진의 대상은 다시 인물로 전환, 집중됐다.

'베를린 초상' 타이틀이 붙은 25 점의 사진 연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한국을 떠나 독일이라는 낯선 땅에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낸 여성들이다.

 한인 간호여성의 독일(당시 서독) 집단 이주는 당시 독일에서 의사로 활동하던 이수길 박사의 중개로1966년 1월에 시작되었고, 이후 해외개발공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간병과 요양에 요구되는 간호인력이 부족했던 독일, 해외 경험과 돈벌이를 희망했던 한국의 간호여성, 그리고 산업화와 그에 따른 외화 획득이 필요했던 한국 정부의 이해 관계 속에서 한인 간호여성의 집단 이주는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독일 정부의 정책이 변경된 1976년까지 이어졌다.

1966년 집단 이주가 시작된 이후 1976년 독일 이주가 중단될 때까지 대략 1만여 명의 한인 간호여성들이 단기계약직으로 이주했다고 추산되며, 이후 이들은 현지 잔류, 제3국 이주, 귀국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중 현지 잔류를 선택한 대부분은 독일의 경제 악화에 따른 강제 귀국 조치 등 독일 정부의 이주노동 대책에 강력하게 저항하고 현지 여론과의 연대를 통해 낯선 땅에서 개척해낸 자신들의 삶을 지켜냈다.

【서울=뉴시스】[아뜰리에 에르메스] 김옥전 개인전_베를린 초상_전시전경

【서울=뉴시스】[아뜰리에 에르메스] 김옥전 개인전_베를린 초상_전시전경


눈앞의 대상,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개념에 기반한 김옥선의 이번 초상은 지난 50여 년간 독일에 정착하고 생활해온 재독 한인 간호여성들의 ‘이주 한인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있다.

이질적이고 불안정한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투쟁과 연대를 통해 지켜온 이들 여성의 모습은 김옥선의 다른 작업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중립적으로 무표정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연속적으로 나열된 찰나의 순간들은 각 인물들 간의 유사성과 차이성을 드러내고, 개개인의 진실한 삶에 대한 진술을 드러낸다. 김옥선은 이렇게 개인의 존재, 진실한 삶을 객관적으로 진술함으로써, 그 존재와 삶의 실재함에 경의를 보내는 듯하다.

사진작가 김옥선은 2010년 제1회 세코사진상, 2016년 제15회 동강국제사진상,2017제8회 일우사진상 ‘올해의 주목할 만한 작가’(출판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김옥선 작가의 생각을 들어볼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 토크'가 오는 6월 22일오후 2시 열린다. '지금,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관하여'를 주제로, 작가와, 김익현(사진가 및 기획자), 박지수(보스토크 매거진 편집장)이 이야기를 나눈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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