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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라훌 간디,텃밭서 패배…간디 왕조, 무너지나?

등록 2019.05.24 17: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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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유권자에 간디 이름 영향 감소

이제 변화 필요 라훌 간디 사퇴 요구도

【뉴델리(인도)=AP/뉴시스】인도 야당 인도국민회의당(INC)의 라훌 간디 당수가 23일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총선에 이어 올해 총선에서도 INC가 참패하자 인도 최고의 정치 명문 네루-간디 가문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라훌 간디는 그러나 희망을 잃지 말자면서 INC가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5.24

【뉴델리(인도)=AP/뉴시스】인도 야당 인도국민회의당(INC)의 라훌 간디 당수가 23일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총선에 이어 올해 총선에서도 INC가 참패하자 인도 최고의 정치 명문 네루-간디 가문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라훌 간디는 그러나 희망을 잃지 말자면서 INC가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5.24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23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주 간에 걸쳐 치러진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인도 최고의 정치 명문인 네루-간디 가문의 계승자이자 최대 야당 인도국민회의당(INC) 당수인 라훌 간디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영국 BBC가 24일 보도했다.

라훌의 증조부인 자와하랄 네루는 인도 최초의 총리이자 최장 기간 총리직을 역임했으며, 그의 할머니 인디라 간디는 인도 최초의 여성 총리를, 아버지 라지브 간디는 인도 최연소 총리를 지냈을 만큼 간디 가문은 인도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총선은 INC에 최악의 정치적 패배로 꼽히지만, 23일의 패배 역시 그못지 않은 타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00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한 모디 총리의 집권 인도인민당(BJP)에 비해 INC는 겨우 50석이 조금 넘는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라훌은 간디 가문의 정치적 고향인 우타르프라데시주 아메티에서 패배, 의석을 상실했다. 라훌은 대신 케랄라주 와야나드에서 당선돼 의석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인도에서는 한 후보가 2곳에서 출마할 수 있다. 하지만 라울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을 지켜내는데 실패한데 따른 타격에서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라훌의 부모인 라지브 간디와 소냐 간디 모두 아메티에서 당선됐었고 라훌 자신도 아메티에서 15년 간 의석을 지켰었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승리하면 인도 전체를 다스릴 수 있는 것으로 예전부터 간주돼 왔었다. 역대 14명의 인도 총리들 중 모두 8명이 우타르프라데시 출신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또 545명의 하원 의석 중 80석을 차지, 가장 많은 의석을 갖고 있다. 구자라트주 출신인 모디 총리 역시 지난 2014년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르나시에서 의원에 당선되면서 처음 정치에 발을 들였다.

라훌은 23일 기자회견에서 INC의 참패를 시인했다. 그는 INC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회의실무위원회(Congress Working Committee)에서 모든 문제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되며 두려워 하지 말라고 INC 당원들에게 당부하며 INC가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차례 연속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것과 관련 상당수 INC 당원들은 라훌의 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러크나우 지구당의 한 당 관계자는 "INC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민들은 우리의 약속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INC의 참패는 라훌 간디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을 부르고 있다. INC도 이제 간디 가문의 지배에서 벗어나 변화가 필요하며 라훌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모두 당 외부에서의 목소리일 뿐 INC 지도부는 여전히 라훌 간디의 사퇴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 거주자들과 젊은 층에 있어 간디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는 과거에 비해 크게 퇴색했다. 이번 총선에서 INC가 참패한 것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간디 가문의 이름만을 앞세우는 선거전략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INC의 한 당 지도자는 BJP 역시 지난 1984년 불과 2석밖에 차지하지 못하는 대참패를 겪었었지만 다시 부활했다며 INC 역시 그같이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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