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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정권 GMS 부사장 "블루오션 해외조달시장 뚫어 강소기업으로 거듭"

등록 2019.05.27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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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지난해 국내 최초 美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출

"美정부에 매년 1000만~1500만 달러 납품 기대"

"비지니스에 강한 직원들 CEO로 만드는 것이 꿈"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 윤정권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 윤정권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시장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난 20여 개 업체들과 출혈 경쟁을 해야하고, 해외 시장에선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이길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국내에서 아무도 진출을 시도하지 않은 해외 공공조달 시장에 눈을 돌렸죠."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 윤정권 부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GMS가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해 중소기업에서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GMS는 40여년 간 혈액 냉장고·냉동고·초저온냉동고 등을 제조·판매해온 의료기기 업체다. 국내 보건소, 대형병원 등에 제품을 보급하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국내 의료용 냉장고·냉동고 시장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 부사장은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가 국내 조달청으로부터 최초로 조달우수제품으로 인증받았고, 국내 매출이 평균 40% 정도 성장했다"며 "그래서 해외 공공조달 시장도 규모가 굉장히 크겠구나 싶었다"며 해외 공공조달 시장에 뛰어들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연방정부에 입찰등록을 했다. 올해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등의 입찰단가 등록이 마무리되면 미국 정부에 매년 1000만~1500만 달러(약 119억~178억 원)규모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을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일본, 호주, 캐나다 등 14개국 정도가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격 경쟁력은 경쟁국들에 비해 뛰어나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윤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 지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의료용 혈액 냉장고와 초저온 냉동고. (사진= GMS 제공)

【서울=뉴시스】의료용 혈액 냉장고와 초저온 냉동고. (사진= GMS 제공)

해외 수출에도 고삐를 바짝 당긴다. 윤 부사장은 "현재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터키, 태국 등 20여개국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다"며 "올해는 러시아 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특히 서유럽인 대독일 수출을 최대한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부사장은 "GMS의 연간 국내외 매출이 100억원을 못 미쳤는데, 해외 공공조달 시장 납품과 해외 수출 등이 계획대로 원활하게 이뤄지면 내년에는 해외에서 400억~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부사장은 국내 시장의 경우 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기존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에서 병원용 로봇, 병원 자동화 시스템 제조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기존 의료인력의 노동 강도를 낮추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병원용 로봇트 사업의 경우 국내 병원들과 연간 100억원 규모의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윤 부사장은 2001년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국내로 돌아와 부친 윤근진 대표를 돕고 있는 2세 경영인이다. 19년 가량 의료기기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국산보다 외산이 좋다는 정부기관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 윤정권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 윤정권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윤 부사장은 "정부의 지원보다 개별 기업의 자력갱생, 시장돌파 의지가 중요하다"면서도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국산제품을 일정부분 소비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이나 미국 정부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외산이 더 좋다는 선입견이 남아있고 보호막이 두텁지 않아 변화가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대기업의 '우수인력 빼가기'도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윤 부사장은 "영업사원이 무턱대고 바이어를 찾아가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홍보팀, 마케팅팀 직원과 협업하도록 해 업무 강도 40% 가량 낮췄다"고 말했다. 홍보팀과 마케팅팀이 제품 정보를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컨퍼런스를 통해 노출시키면 영업사원이 구매의사가 있는 병원 등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윤 부사장의 꿈은 "비즈니스에 강한 직원들을 최고경영자(CEO)로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강소기업을 물려주는 것이다. 그는 "저는 운이 좋게도 아버지를 잘 만나 아마도 10년 정도 후에는 기업을 물려받게 되겠지만 가업승계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되면 회사에 오랜시간 몸담은 직원들에게 계열사를 만들어주는 등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슬하에 딸 둘을 두고 있는 윤 부사장은 "가업을 승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능력있는 직원들을 여러 명의 CEO로 만들어 사업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있다는 이유다.

"사업을 하다보니 우리 회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닌 콜라보레이션(협력), 비즈니스 융복합이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국내외 16개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간 융복합을 통한 비즈니스 판로를 모색하고 있죠. 덕분에 시장 파급력도 더 커졌을 뿐 아니라 사업 아이디어도 풍부해지고 스펙트럼도 넓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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