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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올 봄 등반시즌에 17명 사망…통제 요구↑

등록 2019.05.26 14: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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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주일동안에만 10명 사망

네팔 당국, 올 봄 시즌에 381명 등반허가

【에베레스트=AP/뉴시스】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티베트어 초모랑마, 네팔어 사가르마타)에서 25일 영국 등반가 로빈 헤인스 피셔가 하산 중 사망하면서, 약 1주일동안 에베레스트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 올 봄 시즌에는 총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4월 14일 네팔 쪽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의 모습. 2019.05.26

【에베레스트=AP/뉴시스】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티베트어 초모랑마, 네팔어 사가르마타)에서 25일 영국 등반가 로빈 헤인스 피셔가 하산 중 사망하면서, 약 1주일동안 에베레스트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 올 봄 시즌에는 총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4월 14일 네팔 쪽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의 모습. 2019.05.2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티베트어 초모랑마, 네팔어 사가르마타)에서 약 1주일동안 등반가 10명이 사망하면서, 네팔과 티베트 당국의 등반허가 남발 문제가 다시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BBC는 25일 영국인 로빈 헤인스 피셔가 이날 오전 하산하던 중 정상으로부터 약 150m 지점에서 탈진해 쓰러져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동반했던 셰르파에 따르면, 피셔는 정상을 밟은지 약 45분만에 숨졌다.

 전날에는 아일랜드인 케빈 하인스가 에베레스트 등반 중 사망했다. 하인스는 티베트 쪽에서 오르기 시작해 정상을 밟지 못하고 해발 7000m 지점의 캠프로 돌아왔다가 숨졌다.

앞서 이번 주에만 인도인 4명, 네팔인 1명, 오스트리아인 1명, 미국인 1명이 사망했고, 전 주에는 아일랜드인 1명이 등반 중 추락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 봄 시즌 사망자가 총 17명에 달한다며, 이는 수십년래 최악의 기록이라고 지적했다.

BBC와 NYT는 올 봄 시즌에 네팔이 1인당 1만1000달러(약1307만원)을 받고 381명에게 등반허가를 내줬다면서, 이로 인해 최근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힐러리 스텝' 또는 '데드 존(dead zone)'으로 불리는 악명높은 '병목구간'을 통과하는데 수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사망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또 올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는 사람이 지난해 807명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셰르파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에베레스트를 여러번 올랐지만 올 봄 교통체증은 최악"이라며 "비상용 추가 산소통 없이 정상에 오르는 많은 등반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강풍이나 혹한이 아니라 교통체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힐러리 스텝'은 에베레스트 산을 서방인으로는 최초로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이름을 따온 구간으로, 정상 부근의 계단처럼 돌들이 삐죽삐죽 나있는 좁은 통로를 말한다. 워낙 폭이 좁기 때문에 등반가들이 많을 때는 오르내리는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데, 최근엔 등반가들이 크게 늘면서 통과하는데 수시간이 걸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티베트 현지 언론들은 미국인 1명과 인도인 2명이 에베레스트 힐러리 스텝에서 수시간동안 대기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2년 5월 19일 에베레스트에서는 한국 산악인 송원빈씨 등 7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악명 높은 ‘1996년 5월11일 참사’ 이후 하루 동안 최다 사망기록이었다. 송 씨는 14시간 사투 끝에 19일 오전 10시쯤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산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대규모 참사의 원인으로 교통정체를 지적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등반로에 몰리는 바람에 하산 때 정체현상이 빚어졌고,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산소가 부족해진 데다가 고소증세를 겪는 사람이 많아져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아울러 에베레스트 등반의 지나친 대중화와 상업화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티베트 정부와 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좀더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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