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다양한 가족 형태 인정돼야…제도 개선 필요"
서울숲에서 다문화·한부모·비혼 가족 등 격려 행사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가족이라 냉대 받아선 안돼"
"각자 선택한 길이 정답… 더 넓은 '우리' 완성해야"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세상모든가족, 함께' 행사를 마친 후 홍보존을 둘러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김 여사는 이날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세상모든가족함께 숲속나들이’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이유로 불평등과 냉대를 겪게 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여사는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을 살며 서로 다른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살아간다. '결혼과 출산을 통해 이뤄진 부모와 자녀의 형태'를 가족이라고 규정한다면, 그런 가족은 현재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30%에 불과하다. 결혼과 혈연에 무관하게 생계와 주거를 공유할 경우 가족으로 인정하는 비율이 70%에 이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은 변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탄생하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틀을 넘어선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크고 또렷해지고 있다. 그런데 법과 제도는 사람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법과 제도에 갇혀 사람이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는 "오늘 이 자리에는 인습을 넘어서서 자신의 방식대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이룬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 편견과 차별 앞에 낙담하고 절망하기보다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세상모든가족, 함께' 행사에 참석해 미혼모 가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김 여사는 "우리는 인생의 여러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 가족을 이룬다. 누군가는 내가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 누군가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길을 앞서서 걷는다. 그래서 또 새로운 길이 열린다. 틀린 길은 없다. 각자가 선택해서 걸어가는 모든 길이 각자의 정답"이라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이번 행사에 참석해 미혼모·미혼부가족, 다문화가족, 비혼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과 공연을 감상하고 협동놀이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참석자들은 김 여사와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방문해 숲 속 작은 놀이터에서 다문화가족과 대형 천의 모서리를 잡고 공을 튕겨 받는 놀이를 하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남성 전업주부 7년차인 노승후(40)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왜 우리집은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리러 와?'라고 물었다"며 "주부 아빠에 대한 낯선 시선과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전업주부가 되면서 부부 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박지영(29)씨는 "베트남에서 왔다고 하면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동정의 시선이 여전히 느껴져서 불편할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민주주의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포용과 따뜻함이 필요하다"며 "편견에 맞서는 삶을 살고 있는 여러분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파란색 종이에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글귀를 적어 종이비행기를 접고, 참석자들과 함께 하늘에 날렸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방문해 숲 속 작은 사진관에서 미혼모 가족과 기념촬영 전 대화하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김 여사는 그동안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 확대, 미혼모에 대한 차별 해소 등의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다문화 가족을 청와대에 초청하고 미혼모들이 출연한 뮤지컬을 관람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위한 일정도 자주 소화했다. 청와대는 이날 행사 참석이 더불어 살아가는 포용사회를 향한 행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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