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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잣대'에 좌절된 新인터넷은행…하반기엔 나올까

등록 2019.05.26 20: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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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키움·토스뱅크 등 예비인가 신청 불허

"인가 심사, 혁신성과 안정성…균형 있게 평가"

"토스는 안정적 자본조달, 키움은 혁신성 보완"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불허 했다고 발표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2019.05.2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불허 했다고 발표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2019.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새로운 '메기'는 풀리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했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적어도 한 곳 정도는 등장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직접 브리핑에 나서 "두곳 다 안되리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고 평가 결과와 심사 결과를 오전에 듣고 당혹스러웠다"며 "키움은 사업 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이 미흡하다고 봤고 토스뱅크는 지배구조 적합성, 자금조달과 출자 능력에서 상당한 의문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당국의 결정은 기존 제1·2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의 현 경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1·2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한지 2년이 지났지만 금융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추가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영업 활동 자체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4월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상품의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케이뱅크는 KT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을 감안하고 지난 1월 5919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했지만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그 계획이 틀어졌다. KT의 공정위 조사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됐고 케이뱅크는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돼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며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뱅크 역시 김범수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문제가 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 대주주 적격성 요건으로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자금난과 대주주 리스크에 가로막히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키는커녕 기존 가계대출에 집중하는 시중은행들의 영업행태를 답습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가 더 이상 무색해지지 않도록 사전에 리스크를 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온 상황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2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의 경영 실적 등이 이번 심사에 직접적인 참고대상이 되진 않았다"며 "다만 인터넷은행 영업 과정에서 추가 자본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추가 자본 조달에 관한 부분을 인가 신청서에 담도록 했고 이를 평가 배점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을 평가하는데 기본적으로 혁신성이 중요하지만 은행이 우리 금융시스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차원에서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똑같이 중요한 기준으로 봐야한다"며 "인가 심사는 혁신성과 안정성 두 가지 차원에서 균형 있게 심사하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한층 높아진 심사기준에 향후 예비인가를 신청하려는 사업자들은 혁신성과 안정성 모두 빠짐없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국장은 "토스는 안정적인 자본조달능력을 확보해야 하며 이 점을 개선하면 인가에 긍정적일 듯하다"며 "키움은 실현가능성과 혁신성을 보완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예비인가를) 신청한 업체들의 경우 여전히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최종적으로 참여는 안 했지만 예비인가 신청에 관심을 보인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에 올 3분기 재추진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스는 이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한데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3분기에 진행될 재인가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키움증권 측도 사업의 재추진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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