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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브 英환경장관, 보수당대표 경선 출마…이번에도 존슨 잡나?

등록 2019.05.27 00:23:07수정 2019.05.27 07: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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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브, 2016년 당대표 선거에서도 존슨 저지 전력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총리가 당내 반발 및 반란을 차단하기 위해 총선 후 실시한 소규모 개각에서 환경장관으로 입각한 마이클 고브 의원이 12일 첫 각료회의를 위해 총리 관저로 가고 있다. . 2017. 6. 12.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총리가 당내 반발 및 반란을 차단하기 위해 총선 후 실시한 소규모 개각에서 환경장관으로 입각한 마이클 고브 의원이 12일 첫 각료회의를 위해 총리 관저로 가고 있다. . 2017. 6. 12.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장관이 26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 차기 당대표 겸 총리직 도전을 선언했다.

이로써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오는 6월7일 사퇴 방침 발표 후 이틀만에 8명이 경선전 출마를 선언했다. 6월 중순쯤 치러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는 지금의 배로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나올 성 싶은 후보까지 포함해 고브의 출마보다 더 정치적인 스토리를 제공하는 경우는 없을 듯 하다.  

가장 유력한 주자이기도 하고, 메이 발언 하루 전에 벌써 차기 총리전 출마를 선언했던 1번 타자 보리스 존슨 의원과 연관된 고브의 '배신' 스토리 때문이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고브는 런던 시장에서 다시 의원이 된 존슨과 탙퇴파 유세의 양 기둥이었다. 최고 이론가인 고브는 존슨과 달리 처음과 끝, 속과 겉이 같은 브렉시트 맹신도로 알려졌다. '탈퇴에다 표를 찍자' 운동과 유세의 주연은 뒤늦게 참여한 보리스 존슨이었다. 국민투표 결과가 브렉시트 찬성으로 나오자 수 시간만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퇴 방침이 발표되었고 존슨은 총리 선거전에 출마 할 뜻을 비쳤다. 그런 존슨을 돕겠다고 고브는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존슨의 출마 발표가 이제나저제나 하던 때 고브가 느닷없이 출마를 선언했다. 브렉시트를 제대로 이루는 과업에서 존슨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존슨은 출마를 포기했다. 경선 1차전은 320여 명의 보수당 하원의원이 연속 투표로 최하위 2명씩을 떨어트려 상위 1.2위를 가리는 의원 지지 싸움이다. 5명이 출마한 가운데 치러진 첫 의원투표에서 고브는 3위로 턱걸이 해 두 번째 투표에 나갈 수 있었지만, 2차 투표에서도 메이 당시 내무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당시 환경장관에 이어 3위에 그쳐 탈락되고 말았다. 존슨은 레드섬 지지를 표명했다.

메이 후보는 레드섬의 자진 탈퇴로 당원 투표 없이 당선됐고, 캐머런 과도 총리의 제청으로 여왕의 총리 임명을 받는다. 메이 총리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잔인한 정치적 암살"을 행했다는 비난의 적이 된 고브 의원을 모른 체했다. 그러나 2017년 6월 과반 상실로 귀결된 조기총선 직후 고브를 환경장관으로 기용했다.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노동당은 물론 자당 보수당 내의 반발에 비틀거릴 때 메이에게 중용된 존슨, 레드섬, 고브의 처신은 조금씩 달랐다.

외무장관이 된 존슨은 대안 없는 강경 기조로 메이를 틈 나는대로 정면으로 들이받다가 2018년 7월 자진 사임하면서 '차기 총리감'의 성가를 높였다.

의원내각제에서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집권당 하원 원내지도자로 기용된 레드섬은 메이의 합의안이 보수당의 반대로 하원에서 연속 세 차례 부결되는 동안 메이에 충성을 다했다. 그러나 메이가 노동당이 원하는 제2 국민투표 허용을 시사하는 항목을 넣은 수정 합의안으로 4차 투표를 시도하자 순수 탈퇴파인 레드섬은 지난 22일 이를 지지할 수 없다면서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이틀 뒤 메이 총리의 사퇴 방침이 나왔다.

이 동안 고브는 고비 때마다 언론에 의해 존슨류의 이름높이기 사임 가능성이 보도되었지만 메이 총리의 방향이  최선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곁을 지켰다. 최고 이론가인 고브가 흠점이 많은 메이의 합의안을 실제로 100% 찬성했다고는 믿기 어렵다. 고브가 이번에 메이 곁을 끝까지 지킨 것은 그보다 다른 이유 때문일 수 있다.

존슨에 이어 레드섬과 고브도 메이 후임 총리전에 나섰다. 일반 당원보다 정치인의 본색을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동료 하원의원들이 6월 중순의 지지투표에서 어떤 평가를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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