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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언터처블 안 봤다면 만족할 수도, 영화 '업사이드'

등록 2019.06.01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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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크랜스턴, 니콜 키드먼, 케빈 하트(왼쪽부터)

브라이언 크랜스턴, 니콜 키드먼, 케빈 하트(왼쪽부터)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볼 만한 영화, 본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영화다.

"리메이크는 원작을 똑같이 베끼는 것이 아니다. 현 상황에 맞게 덧붙이거나 빼고, 새로운 감성을 입혀 새롭게 창조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영화 자체가 매우 트렌디한 매체이기 때문에 게으른 리메이크는 관객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여곡성'의 유영선(44) 감독이 좋은 리메이크 작이란 무엇인지를 설명한 말이다.

2012년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언터처블: 1%의 우정'의 리메이크 작품인 '업사이드'는 유 감독의 말과 대척점에 있는 영화다. 영화 속 일부 설정들은 바뀌었지만, 극의 얼개는 거의 동일하다. 비서 '이본'의 중요성이 변화·강조됐지만, 영화에서 그 변화는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언터처블'을 충실하게 따라가며 배경만 미국으로 바꿔 놓는 데 주력할 목적이었다면 성공이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었기에 리메이크에 실패한 영화다.      

영화 '업사이드'의 프로듀서 토드 블랙은 "실존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었고, 우리가 관객들에게 프랑스 원작의 훌륭함을 존중하는 신선한 해석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는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와 함께 배경이 프랑스의 저택에서 뉴욕의 파크 애비뉴 펜트하우스로, 교수였던 '필립'의 캐릭터가 자수성가한 기업 컨설턴트로, '델'의 역할이 많은 동생들을 돌보는 가정의 맏이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바뀌었음을 강조했다.
[리뷰]언터처블 안 봤다면 만족할 수도, 영화 '업사이드'

하지만 이러한 설정의 변화는 실존 인물들의 배경에 충실했을지언정, 새로운 해석이라고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설정이 바뀌었지만, 필립은 재산을 가늠할 수조차 없는 부자이고, 델은 옹색한 환경의 인물이라는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환경은 그대로아기 때문이다. 델이 필립의 집에서 훔치는 물건에도 변화를 줬지만, 오히려 그 선물로 인해 원작에서 발생한 극적 긴장감을 감소시킬 뿐이었다.

이 외 세부적인 유머 코드, 감동 코드를 지닌 장면들은 그대로 모사되는데 그쳤다. 원작을 이미 본 관객들이 느꼈을 감정의 폭은 웃음, 감동 모든 면에서 축소됐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사이드'는 북미에서만 1억달러(약 1190억원)를 벌어들이며, 올해의 영화 매출 11위에 랭크될만큼 꽤 성공한 작품이다. 원작을 보지 않아 이와 비교할 대상이 없는 관객들이 봤을 때는 볼 만한 영화라는 방증일 것이다.

'업사이드'는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 직장이 필요한 빈털터리 '델'(케빈 하트)이 우연한 기회로 하루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뉴욕 최고 펜트하우스의 주인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턴)의 생활보조원 면접을 보게 되면서 시작된다. 전과자에다가 간단한 일조차 못할 거라는 비서 '이본'(니콜 키드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필립은 델을 채용한다. 이후 공통점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두 남자의 예측불허 동거가 시작되고 내용은 전개된다.
[리뷰]언터처블 안 봤다면 만족할 수도, 영화 '업사이드'

필립 역은 브라이언 크랜스턴(63)이 맡았다. 제60회 에미상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시작으로 4번이나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배우다. 델 역은 희극인이자 배우인 케빈 하트(40)다. 스탠드업 코미디쇼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진행해 5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진기록을 세운 바 있다. SNS 팔로워 수만 7000만명이 넘는 주목 받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이본 역은 니콜 키드먼(52)이 맡았다. 제5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세계 유수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석권했을 정도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다. 최근에는 영화 '아쿠아맨'의 아틀라나 여왕 역으로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업사이드'에서 니콜 키드먼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닐 버거(56)가 메가폰을 잡았다. 장편 데뷔작인 '암살자와의 인터뷰'로 우드스톡 영화제와 아비뇽 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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