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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가동중단 어떻게 봐야하나①]'10일 조업정지' 선고한 지자체…논란 확산

등록 2019.06.04 17:06:00수정 2019.06.17 09: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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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 시설 거치지 않은 오염 물질 배출로 법 위반

철강업계 "안전 필수 공정으로 다른 대안 없어"



【광양=뉴시스】김석훈 기자 = 국립환경과학원은 21일 오전 드론을 띄워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3고로 브리더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의 농도를 측정했다. 오염도 측정은 지속가능한환경협의회, 영산강유역환경청, 전남도, 광양시, 광양경찰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19.05.21. (사진=지가협 제공)kim@newsis.com

【광양=뉴시스】김석훈 기자 = 국립환경과학원은 21일 오전 드론을 띄워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3고로 브리더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의 농도를 측정했다. 오염도 측정은 지속가능한환경협의회, 영산강유역환경청, 전남도, 광양시, 광양경찰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19.05.21. (사진=지가협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지방자치단체들이 국내 제철소 고로(용광로) 안전 필수 공정에 대해 뒤늦게 불법 판정을 내리고 조업 중단 처분을 내려 적절성 시비가 일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충남도는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2고로에 대해 '블리더(Bleeder·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 물질 무단 배출 행위' 건으로 조업 정지 10일 처분을 확정했다.

경북도와 전남도도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2고로에 대해 조업 정지 10일을 사전 통지하고 의견서 제출이나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고로는 1년 내내 내부 온도를 1500도 이상으로 유지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제철소는 고로를 운영하면서 화재, 폭발 사고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1~2개월 간격으로 보수 작업을 한다. 쇳물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지한 채, 통기장치인 블리더를 통해 수증기와 가스를 주기적으로 배출하는 ‘휴풍’ 공정이다. 공정에 이상이 발생하면 고로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다.

안전밸브를 1시간쯤 개방하는 동안 일산화탄소와 분진 등이 약 5분간 배출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주입된 수증기가 빠져나가는 것으로 철강업계는 추정한다.

블리더 문제의 발단은 환경단체의 고발로 촉발됐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에는 방지 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 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도록 했다.

 환경단체에선 제철소들이 이러한 예외 규정을 악용해 대기오염을 방지할 의무를 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4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포스코를 고발했다. 이들은 "포스코가 그동안 환경부로부터 고로의 블리더를 비상시에만 사용하도록 방지시설 설치 면제를 받았고 안전을 핑계로 수도 없이 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해왔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 대기오염 대책위원회'에 참가한 충남 당진 시민사회단체 14곳도 "현대제철이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대기오염 물질을 저감 장치를 거치지 않고 '블리더'를 통해 불법 배출했다"고 했다.

지자체는 이번 처분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경북도 등은 고로 정비 중 블리더란 압력밸브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조업정지 10일'은 관련법에 따라 '방지시설을 갖추지 않고 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배출한 경우'의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철강업계에서는 "유럽과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제철소들도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휴풍을 하며, 블리더를 개방한다"며 " 환경 당국이 해당 공정을 문제 삼아 조업을 중단시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문제는 환경 당국이 문제 삼은 브리더 개방은 폭발 등 대형사고를 막기 위한 필수 공정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세계철강협회도 "세계적으로 환경 당국이 휴풍 시 고로 블리더 개방을 문제 삼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부회장은 이날 ‘20회 철의 날’ 기념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해외의 주요 고로 엔지니어링사와 (고로의 안전밸브인) 고로 블리더 문제의 기술적 대안을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화된 설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지금 상황에선 뾰족한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도 "현재로서는 블리더를 개방하는 것 외에는 기술이 없다"며 "전세계 철강협회와 고로사, 엔지니어사들과 고민을 해서 대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지만 조업정지 후 재가동을 한다고 해서 개선되는 방법이 없는 것이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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