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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여성들…'안심귀가' 서비스, 어떤 것들 있나

등록 2019.06.09 14:00:00수정 2019.06.09 14: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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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귀가 관련 범죄에 불안감 증폭

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로 동행

경찰, 범죄 우발지역 선정해 예방 주력

"실효성 위해 예산·가용인력 적절 배분"

【서울=뉴시스】서울시가 운용 중인 '안심귀가앱' 서비스(사진=스마트 서울경찰 블로그)

【서울=뉴시스】서울시가 운용 중인 '안심귀가앱' 서비스(사진=스마트 서울경찰 블로그)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신림동 강간미수'에 이어 '봉천동 반지하 원룸' 사건까지 벌어지며 안심 귀가가 화두로 떠올랐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귀가 중인 여성을 몰래 따라가 집에 들어가려던 30대 남성과, 봉천동에서 여성이 사는 집을 들여다보던 20대 남성은 각각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와 주거침입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같은 범죄가 연달아 발생하자 불안감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슬기(24)씨는 "최근에 취업을 해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동네도 낯선데다가 야근이 많아 집에 가는 길이 늘 불안해 주변 지인들에게 꼭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거주하고 있는 박모(30)씨의 경우 "집이 상가가 많은 1층에 있는데, 최근 사건들을 접한 이후 집 근처에 누군가 서있기만 해도 바로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배회한다. 상가에 가려고 서있는건지 알 수 없어 무섭다"고 전했다.

9일 지자체와 경찰에 따르면 이같은 '불안 귀가'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있다. 다만 '안심귀가'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사용되면서 정확한 서비스 주체와 지원 업무를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우선 서울시는 각 구청들과 합의해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는 2013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3인조로 1조로 구성된 스카우트 대원이 여성의 귀갓길을 동행해준다.

올해 기준 452명이 서울 전역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근무 시간은 주5일(화~금 22:00~01:00·월 22:00~24:00)이다. 신청을 위해서는 각 구청 상황실이나 120 다산콜 센터에 전화하거나 안심이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된다.

도착하는 장소를 20분 전에 알려주면 스카우트가 현장에서 신청자를 기다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귀가 지원 건수는 32만2704건이었으며 지난해 34만1162건으로 약 4.32% 늘어났다.

서울시는 '안심이앱'도 운용 중이다. 귀갓길에 이 어플을 켜놓고 비상시 휴대전화를 흔들면 통합관제센터에 긴급신고가 된다.
【서울=뉴시스】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안심귀갓길(사진=스마트 서울경찰 블로그)

【서울=뉴시스】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안심귀갓길(사진=스마트 서울경찰 블로그)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거나 실제 발생 사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안심귀가를 위한 종합대책'을 세워두고 있다.

경찰은 우선 '안심구역'과 '안심귀갓길'을 지정, 순찰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중이다.

안심구역이란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이나 재개발지구 등을 대상으로 성범죄 다발지역과 시간대를 분석해 경력을 배치한다. 또 거점근무와 유동순찰뿐 아니라 검문검색도 강화하고 있다.

안심귀갓길은 지역관서별 범죄발생 현황과 방범시설 유무, 지역특성 등을 분석해 지정한다. 이렇게 지정된 동선에 순찰선을 책정, 치안 수준을 높이는 데 힘쓰는 중이다.

또한 안심귀갓길에는 경찰의 집중 순찰뿐 아니라 LED 보안등과 추가적인 폐쇄회로(CC)TV, 비상벨, 112 신고 위치 표지판 등이 설치돼있다.

안심귀갓길은 각 지역 경찰서 홈페이지 '정보공개' 메뉴에서 확인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간혹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경찰에 연락을 해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같은 서비스는 지자체가 담당하고 있으며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에 한해 경찰이 나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인력 배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개개인에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범죄 예방과 실제 대응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와 경찰이 합동해 만든 안심귀가 서비스도 있다.

'여성안심지킴이집'으로 서울시가 편의점과 제휴하고 경찰과 연계해 만든 안심공간이다.

위급상황시 여성안심지킴이집 지정 편의점으로 대피하면 112 핫라인 시스템이 구축돼 경찰관이 즉각 현장으로 출동한다. 서울시내 600여곳이 지정돼있으며 스마트 서울맵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자체와 경찰의 대책에 대해 '실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안심 귀가에 대한 수요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된 것이라며 "실제 위협이 되는 일이 생기는 것과 별개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측면에서는 지자체와 경찰의 정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런 정책들에 허점이 발견될 때 오히려 공포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안심귀가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안심귀갓길에 설치된 방범 시설들이 온전히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견되면 오히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때문에 적절한 예산과 가용인력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해 국가예산 4억8000만원을 편성해 '여성 귀갓길 등 범죄취약지점 개선 사업'을 추진해 범죄취약 지점 296개소에 대해 범죄예방시설을 개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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