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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 "원팀, 그게 우리의 힘"···4강 약속 지켰다

등록 2019.06.09 08: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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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coach Jungyong Chung looks out before the quarter final match between Korea Republic and Senegal at the U20 World Cup soccer in Bielsko Biala, Poland, Saturday, June 8, 2019. (AP Photo/Sergei Grits)

정정용 감독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이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정 감독은 "우리 팀은 하나다. 그게 이 팀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 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3-3으로 비겼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1-2로 뒤지던 후반부터 드라마를 썼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코너킥을 이지솔(대전)이 머리로 밀어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반엔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조영욱(서울)이 골로 연결해 리드를 잡았다.

연장 후반 막판 세네갈의 아마두 시스에게 골을 내줘 승부차기까지 갔다. 김정민(리퍼링), 조영욱이 실축했지만 반전이 기다렸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이광연(강원)이 은디아예의 킥을 막아내며 승부를 매조지했다.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극적인 승리를 일군 정 감독의 전술에는 뚝심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이 잘 준비해 온 부분들을 이날 경기서도 잘 보여줬다.

기술이 좋은 이강인을 중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프리롤'로 놔뒀고, 신장과 기술을 겸비한 오세훈(아산)을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강인은 1골 2도움을 올리며 이날 한국이 만든 세 골을 모두 기여했고, 오세훈은 공격포인트는 없었으나 전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에선 다소 고전했다. 세네갈이 한국의 측면을 공략하면서 전반엔 다소 내려앉았다. 세네갈은 빠른 크로스로 한국을 괴롭혔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실점도 했다. 첫번째 실점 장면은 후방에서 날아온 크로스의 대처가 미흡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한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역사를 썼다.

교체카드도 과감했다. 전세진의 컨디션이 다소 난조를 보이자 비교적 이른 시간에 조영욱(서울)을 투입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조영욱은 연장 전반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했다. 이강인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한 연장 전반, 지금까지 한 차례도 출장하지 못한 센터백 김주성(서울)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 이후 36년 만에 4강 신화를 이룩했다. 당시 한국은 박종환 감독이 혹독하게 팀의 조직력을 다졌고 신연호, 김판근, 김종부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재능들이 총출동했다. 한국의 FIFA 주최 대회 사상 첫 4강 진입이자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가 된 유명한 대회다.

정정용 감독 "원팀, 그게 우리의 힘"···4강 약속 지켰다

신화를 재현한 정 감독은 경기 후 "밤늦게까지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오기 전에 국민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지난달 2일 정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도 큰 경험이다. 본선에선 즐길 생각이다. 이 경험을 통해서 선수들이 잘 되길 바란다면서 "개인적으로는 4강 신화를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한 바 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잡아낸 만큼, 그가 내 건 약속은 지켜진 셈이다.

4강 신화의 원동력으로는 '원팀'을 꼽았다. "우리 팀은 하나다. 선수부터 코치진까지 모두 하나"라면서 "그게 우리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줘서 고맙다. 코치진한테도 고맙다"며 역시 팀 전체를 챙겼다.

한국은 이번 대회 F조에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쟁했다.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 0-1로 졌지만  이후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남아공(1-0 승)과 아르헨티나(2-1 승)를 연속 격파했다. 2승1패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일본을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날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까지 꺾으면서 기적을 썼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에콰도르와 12일 오전 3시 30분에 루블린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지난 18일 폴란드 그니에비노에서 에콰도르와 평가전서 이강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따냈다.

정 감독은 "오늘까지만 기쁨을 만끽하고 내일 다시 경기를 준비하겠다"면서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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