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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세준·박진형 "비올라로 넘나든다, 바이올린·첼로를"

등록 2019.06.10 06:02:00수정 2019.06.11 07: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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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 콘서트 '비올라 판타지'

김세준·박진형 ⓒ목프로덕션

김세준·박진형 ⓒ목프로덕션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비올라의 화려한 변신이 시작된다.

온화한 음색의 비올라는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에서 중저음역대를 담당, 주로 악기와 악기를 중재한다. 다른 악기들에 비해 존재감이 옅다는 편견의 원인이다.

비올리스트 김세준(31)이 피아니스트 박진형(23)과 함께 1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듀오 콘서트 '비올라 판타지'는 이런 오해를 걷어내는 자리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콘서트는 처음인 김세준은 "비올라가 중간에서 밸런스를 잡아주고 화음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비올라라는 악기의 화려한 모습과 나의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세준은 '실내악의 미래'로 통하는 '아벨콰르텟' 멤버이자 작년 도쿄 비올라국제콩쿠르에서 2위를 거머쥔 실력파 솔리스트이기도 하다.

나이보다 깊은 음색을 자랑하는 그는 비올라의 화려한 매력을 여러 '환상곡'을 통해 증명한다는 계획이다. '환상곡'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형식에 구애가 없다. 표현과 구성이 비교적 자유롭다. 김세준은 "판타지가 스케일이 큰데, 비올라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프로그램은 훔멜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에네스쿠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협주적 소품, 보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슈만의 환상소곡집, 힌데미트의 비올라 소나타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중 슈만의 환상소곡집은 원래 비올라와 피아노가 아닌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곡이다. 김세준이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데 "화려하고 팡팡 터지는 것만 판타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고독하고 쓸쓸한 판타지도 있다"는 것이다.
비올리스트 김세준 ⓒTaeuk_Kang

비올리스트 김세준 ⓒTaeuk_Kang

박진형은 "보통 클라리넷과 많이 연주하는 곡인데, 비올라와는 익숙하지 않았다"면서도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곡인데, 그 불안함이 비올라와 맞을 수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박진형은 촉망 받는 피아니스트다. 2016년 프라하 봄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가능성을 인정 받고 있다. 피아노 거장 당 타이손으로부터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피아니스트"라는 칭찬도 들었다.
 
비올라와 듀오 연주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악기의 균형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 "바이올린은 뽐내는 매력이 있고, 첼로는 중후한 매력이 있는데 비올라는 이를 넘나들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이 재미있다"고 짚었다.
 
피아니스트 박진형

피아니스트 박진형

김세준에 대해서는 "한계점이 없는 비올리스트다. 거침이 없고. 나와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해줘서 감사했다"며 웃었다.

김세준이 박진형을 낙점한 이유는 "연주가 파워풀하고 박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연주회 성격 자체가 듀오 리사이틀이고 판타지 곡이라 내게 맞추기보다는 서로 음악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파트너였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변방의 악기로 여겨지던 비올라는 김상진(47), 리처드 용재 오닐(41)이 이끌고 김세준을 비롯한 이한나(34), 이승원(28), 박경민(29) 등 젊은 연주자들이 힘을 실으면서 점차 중심으로 들어왔다.
 
김세준은 "비올라의 선입견에 부딪히고 한계를 깨나가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진형이와 함께라면 충분할 것 같다. 세계에서 각광 받는 한국인 비올리스트가 많이 나오면서 여러모로 위상이 높아진 이때 좀 더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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