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홍문종이 띄운 불화의 씨앗…한국당, 총선 전 분열?

등록 2019.06.11 06:1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애국당이 '친박신당' 되어 문제 커질 가능성도"

일각선 "보수 규모 늘리면 오히려 이로운 결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연구원에서 공동 주최해 열린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1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연구원에서 공동 주최해 열린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친박 감별사'로 익히 알려진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탈당해 대한애국당 입당을 시사한 이후 당 안팎의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당내에서 '친박계 물갈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수면아래 침잠해 있던 계파 갈등이 다시 도질 것이라는 조심스런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이 쏘아올린 불화의 씨앗이 자칫하면 당 전체로 옮아붙을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홍 의원은 지난 8일 애국당이 서울 광화문에서 주최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참을 만큼 참았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幾千名) 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겨냥해서도 "선거할 때만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한 번 만난 적 있지만, 조원진 애국당 대표는 어제도 그제도 계속 만나고 있다"며 "보수우익을 바로잡기 위해 광화문에서, 서울역에서, 청와대에서 여러분과 함께 애국가를 부르고, 여러분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칠 것"이라고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의원은 "저는 한국당 당가를 모른다. 그런데 애국가 당가는 매일 부른다"며 "한국당 당사는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애국당 중앙당사는 자주 간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처럼 홍 의원이 탈당을 고려하는 배경에는 최근 한국당 지도부가 '친박계 물갈이'를 언급한 것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20대 공천은 막장공천이라 불리는 비공감 공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며 "특정 사람 심기나 계파 갈등에 의한 공천이 아닌 룰에 입각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작업해 왔다"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서는 BBS 라디오에 나와 "물갈이 폭이 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당했고 그 뿌리가 되는 20대 총선 공천의 많은 후유증을 가진 당이다. 현역 의원들 책임이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본다"라고 말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10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분열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홍 의원의 탈당 발언에 대해) 저는 직접 듣지 못했는데 진의가 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중도보수층을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당내 친박계의 반발로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한국당이 여전히 친박과 극우, 이념 논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이를 풀기 위해 당 내부에서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황 대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결국 총선 때는 중도로 가지 않으면 2등은 해도 1등은 못한다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홍 의원이 애국당으로 움직이게 될 경우 일부 중진 의원들과 당의 60%를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 초선 의원은 "이전에 민주국민당 창당 사례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긴 했지만, 당시 거물들이 많았는데 모두 총선에 출마했으면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며 "실제로 애국당이 '친박신당'으로 발돋움해 인재를 영입하면 (동요하는) 분위기가 커질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결국 황 대표가 당내 분위기 변화를 위한 동력과 역량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결국 흐지부지하게 끝나고 총선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비단 악영향만 끼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수진영의 확장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애국당으로 이동 등의 현상이 생길 경우) 한국당에 이로우냐 나쁘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국당의 표를 가른다면 한국당이 불리해지겠지만, (애국당 이동을 통해) 결과적으로 보수 전체의 캐파를 늘리게 된다면 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