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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현대중공업 물적분할 후폭풍…노사 갈등 장기화

등록 2019.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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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지난달 31일 오전 현대중공업이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 2019.05.31.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지난달 31일 오전 현대중공업이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 2019.05.31.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이 주주총회를 통해 물적분할(법인분할)을 확정한 이후에도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가 단체협약 승계를 위해 노조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주주총회 무효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노조 강력반발 피해 물적분할 기습 승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오전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노조가 당초 주주총회 장소였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자 회사는 장소와 시간을 기습 변경해 주총을 개최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자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분리됐다.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자회사 지원과 투자, 미래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는 기술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각 사업 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지난달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2019.06.01.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지난달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2019.06.01. [email protected]

◇'물적분할 절대불가' 노조 4주째 파업 전개중

노조는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지난달 16일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분할시 대부분의 자산이 한국조선해양으로 가고, 현대중공업은 수조원대 부채만 떠안게 돼 향후 구조조정과 근로조건 악화 등이 예상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전면파업과 주총장 점거 등으로 강하게 반발했지만 바뀐 장소에서 속전속결로 진행된 주주총회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현재 노조는 당시 주주총회 무효를 주장하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변경된 장소와 시간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은 점, 바뀐 장소로 이동하기 불가능한 시간이 주어진 점, 주주들을 위한 이동 편의가 제공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노조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함께 주주총회 무효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현대중공업 일반주주들로 소송인단을 꾸려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주주총회를 3분30초 만에 끝냈고,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주총장을 파손해 놓고 노조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회사가 주총의 절차상 하자를 인정하고 물적분할 철회를 선언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31일 회사의 물적분할 확정으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점거농성을 닷새 만에 해제한 가운데 이날 오후 당초 주주총회 장소였던 영화관 내부 의자가 사라져 있다. 2019.05.31. yohan@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31일 회사의 물적분할 확정으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점거농성을 닷새 만에 해제한 가운데 이날 오후 당초 주주총회 장소였던 영화관 내부 의자가 사라져 있다. 2019.05.31. [email protected]

◇회사 "불법파업 멈추고 대화에 나서라"
 
회사는 노조의 잇따른 파업이 쟁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불법파업이라 판단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7일 노조의 본관 진입시도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과 5일간 이어진 한마음회관 점거 농성과정에서 발생한 기물 파손, 파업 불참자 폭행사건 등과 관련해 노조 조합원 70여명을 업무방해, 폭행,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신원 확인절차를 거쳐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분할 이후에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단체협약 승계을 위해 노조에 대화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연·월차와 각종 휴가제도, 근속연수 등 각종 근로조건을 모두 동일하게 유지하고 노조 관련사항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그대로 승계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형식과 명분에만 얽매여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무엇이 진정 조합원들을 위한 길인지 냉정히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노조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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