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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시도자 47% '고위험'…응급실 사후관리로 우울감↓

등록 2019.06.11 14: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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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중자방, '2016~2018년 사후관리사업 결과' 발표

37% "도움 얻으려고 했다"…10~20대·여성 시도자 늘어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보건복지부가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을 예방하는 'SOS생명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다.2018.01.2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보건복지부가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을 예방하는 'SOS생명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다.2018.01.2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최근 3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응급실을 찾은 환자 절반 가까이는 한 달 내 다시 시도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충동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하고 3명 중 1명 이상은 도움을 얻을 목적이었는데 사후관리 서비스 네번만에 위험도와 우울 등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11일 '2016~2018년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2013년부터 시행해온 이 사업은 병원 내 응급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사례관리팀 등 2~3인으로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조직하고 시도자에게 응급치료부터 상담 및 심리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급여 1·2종 수급권자, 재시도자, 유족 등엔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과 연계해 치료비를 지원 중이다.

사업 참여기관이 2016년 27개에서 2017년 42개, 지난해 52개 병원으로 확대되면서 내원 시도자 수도 8372명, 1만2268명, 1만7553명 등으로 증가해 총 3만8193명이 됐다.

응답자 2만6631명 중 과거 자살시도 경험이 1회 이상인 사람은 9299명으로 전체의 34.9%였다.

향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7673명이었는데 그 기간이 일주일 내라는 응답자가 2966명(38.7%), 일주일~1개월 내라는 사람이 644명(8.4%)으로 절반에 가까운 47.1%가 한 달 안에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개월~6개월 내 337명(4.4%), 6개월 이상 293명(3.8%) 등이었으며 3433명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동기(중복응답 총 5만732건)로는 정신과적 증상이 1만5748건(31.0%)으로 가장 많았고 대인관계 1만640건(21.0%), 말다툼 등 6341건(12.5%), 경제적 문제 4858건(9.6%), 신체적 질병 3385건(6.7%) 순이었다.

시도자 절반 이상(52.0%)이 음주 상태였으며 2만8589명 중 87.7%인 2만5070명이 충동적으로 시도했고 계획적으로 시도한 사람은 12.3%(3519명)였다. 응답자 2만6115명 중 절반 이상인 1만3278명(50.8%)은 시도 전후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주변에 실마리를 줬다고 답했다.

진정성과 관련해 2만6872명 가운데선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지 정말 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는 응답자가 37.3%로 '정말 죽으려고 했으며 그럴만한 방법을 선택했다'는 사람(34.8%)보다 많았다. 25.5%는 '죽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실제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10대 이하와 20대, 여성 비율이 증가한 게 최근 나타난 주요 변화다.

전체의 6.5%였던 10대 이하 비율은 지난해 11.5%로, 16.4%였던 20대 비율은 지난해 21.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3850명에서 7361명으로 3511명 늘었는데 여성은 4522명에서 1만192명으로 5670명 늘었다.

의학적 치명도에 있어서는 경미한 신체적 손상의 비율이 13.2%에서 17.9%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내원 시도자 3만8193명 가운데 사후관리 서비스에 2만955명이 동의했으며 이 중 1만8339명이 1회 이상 접촉했다.

이들 가운데 4회까지 사후관리 접촉을 진행한 1만2045명에게선 서비스가 진행될수록 위험도와 생각 및 계획, 알코올 사용문제, 식사 및 수면문제, 우울감 등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종합한 자살 위험도가 '상'인 경우는 1회 접촉 시 14.1%(1543명)에서 4회 접촉 시 5.7%(626명)까지 감소했다. 생각이 있는 경우는 23.6%(2848명)에서 13.3%(1597명)로, 계획이 있는 경우는 3.1%(368명)에서 1.6%(189명)로 줄었다.

우울감이 있는 경우는 1회 접촉 시 62.6%(7190명)이었으나 4회 접촉 시 45.2%(5174명)로 감소했다.

알코올 사용문제가 있는 경우가 1회 접촉했을 때 14.5%(1698명)이었으나 4회 접촉 시 10.8%(1256명)로 줄었고 식사 및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1회 접촉 시 49%(5633명)이었으나 4회 접촉 시 35.8%(4094명)로 감소했다.

치료비 지원은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효과적인 유인수단이 됐다. 치료비 수혜자 546명 중 516명(94.5%)이 1회 이상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비 비수혜자(49.5%)에 비해 사후관리 서비스에 대한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사후관리서비스 1회 접촉(516명) 이후 최종 4회 접촉까지 지속된 경우도 89.1%(460명)로 의료비 비수혜자 68.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수행 병원을 지난해 52개에서 올해 63개 병원으로 확대한다"며 "현재까지 단국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이 새롭게 선정됐으며 상반기 중 3개 병원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백종우 센터장(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최근 3년간 2만5000여명의 자살시도자들을 본 서비스로 유입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연계하여 치료비를 지원하였으며 지역사회 서비스에 연계하는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자살 재시도 위험을 낮춰 왔다"며 "응급실 기반으로 한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은 자살시도자들이 자살로 내몰리지 않고 사회 안전망을 통해 치유를 제공하는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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