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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종교인인가 정치인인가(종합)

등록 2019.06.11 19: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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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이 열린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6.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이 열린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63) 목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66)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 목사는 11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은 올해 연말까지만 하고 스스로 청와대에서 나와라.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이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자극적인 발언 쏟아내

앞서 전 목사는 지난 5일 한기총 명의로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자랑스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며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전 목사는 이날 "기도하다가 대한민국이 없어지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 혼자 돌발적인 생각인가, 아니면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해서 많은 각계 각층의 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똑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기독계 안에서, 특히 목회자 세계의 90% 이상은 (나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통령 하야' 청원란을 개설, 연말까지 1000만명의 동참을 이끌어내겠다며 "1000만명이 참여한다면, 그 분은 정말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촛불시위를 통해 대통령이 됐다고 강조했으니 촛불보다 1명이라도 더 모이면 그만둬야한다"고도 했다.

특히 전 목사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다는 공개서한을 낭독하기 전, 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2019.06.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3년 뒤 선거 때를 기다리지 왜 지금 나서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그때까지 대한민국이 존재 못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스스로 걸어내려와 박근혜 대통령이랑 감방을 교대하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실수한 것보다 문 대통령이 실수한 것 1000배, 만배 많다"고도 했다.

◇종교 아닌 정치적 발언

이날 기자회견은 한기총이 주최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 이름으로 열렸다. 이명박 정부 당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4대강 국민연합 공동대표, 송영선 전 의원,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도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이재오 대표는 "4대강 보를 해체하려면 먼저 정권부터 해체하라"며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 목사는 수차례 기독교 정당을 설립, 총선을 통한 원내진출을 시도했다. 이런 행동은 정교분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실정법도 어겼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정구속된 전력이 있다.

한기총은 이미 기독교계에서 상징성을 잃었다는 진단도 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6.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종교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 교단은 374개다. 이 중 한기총이 밝힌 가입 교단은 79개이나, 행정보류 등을 명시한 교단 10개를 빼면 69개 교단이다.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가 탈퇴하는 등 군소교단만 남아 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역시 한기총에 대해 행정보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하성은 한기총 회원 중 가장 규모가 큰 교단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대형교회가 속해 있다.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한기총이 교회연합단체로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정치화, 이념화되면서 기독교 내부 신뢰를 잃어 개신교 주요 교단들과 기독교 기관들이 탈퇴하거나 정식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보 개신교계·시민단체, 일제히 비판

"평화를 추구해야 하는 종교인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종교인이 아닌 정치 이익집단 대변인"이라는 비판이 일고있다.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전광훈 목사의 한국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망언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그의 반지성적 반상식적 발언은 반평화적이자 반기독교적인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며 신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2019.06.1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며 신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2019.06.11.  [email protected]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한기총은 과거 금권선거와 부정부패, 사회기득권층과 유착으로 교회와 사회로부터 신임을 잃은 지 오래됐다"고 했다.

NCCK는 또 "한국의 모든 언론이 더 이상 전광훈 목사의 비상식적 발언에 관심을 갖지 않고 무시해 주길 기대한다. 그의 끊임없는 거짓발언은 어떠한 측면에서도 한국 사회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일부 정치세력과 언론들이 한기총의 극단적인 혐오나 이념지향적 발언들을 확대시켜 한국 교회 내 많은 성도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 아래에 있는 것처럼 오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수십개 매체가 몰렸다. 청중은 한때 100명 남짓이었고, 개중에는 "전광훈 내려와"라고 소리치는 이도 있었다.

전 목사는 앞서 예고한대로 한기총 회원들과 함께 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 캠프를 차리고 1일 릴레이 단식 기도회에 돌입했다. 이날 전 목사가 선봉에 섰다. 전 목사의 발언과 행동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한기총이 친 천막 앞에 와서 시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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