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여성 100인 삭발…"정규직 전환하라"
17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삭발식
"정규직화 약속 이행 마지막 해"
임금도 10~20% 가량 인상 요구
민주노총, 내달 3일 총파업 예정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옆 도로에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총파업 승리 삭발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가 대통령의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 이행을 받아낼 마지막 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규직·비정규직이 사회적 신분이 돼 버린 이 더러운 세상을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두 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현재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 수준인 학교 비정규직의 임금을 80%까지 올려달라는 것이다.
또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의미하는 '교육 공무직에 대한 법제화'도 요구했다. 이들은 "전체 교직원의 41%를 차지하는 학교 비정규직을 당당한 교육의 주체로 인정해 달라"면서 "교육공무직법은 2016년 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야당 국회의원으로 대표발의하고 100명 가까운 국회의원이 동참했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유 장관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내용이 핵심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에 대해 교사들과 교사 지망생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이 일자 유 장관은 2주 만에 법안을 자진철회 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옆 도로에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총파업 승리 삭발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일선 학교에서 급식실 조리사, 조리실무사, 교무행정사, 돌봄전담사, 전문상담사 등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은 기자회견 장소에 대열을 맞춰 자리를 잡고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다. 이들은 40~5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고, 개중에는 남성 조합원도 일부 섞여 있었다.
이날 삭발식에 함께 참여한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식을 진행하기에 앞서 "삭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가슴이 조여오고 심장이 떨린다"면서 "20~30년을 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왔고, 아직도 이름도 없는 유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 땅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고, 내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옆 도로에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총파업 승리 삭발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현재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과 집단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2달째 교섭절차조차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며 다음달 3일부터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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